매일신문

"北 충성경쟁에 도발할라" 정부 안보 강화

"특별한 동향 없지만 경계"

정부는 북한의 장성택 처형과 관련해서 대북 감시'경계 태세 강화에 돌입하는 등 긴박감 속에 신속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장성택 처형이 알려진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관련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고 대북 상황을 논의한 뒤 "최근 북한 내에서 전개되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지금 이 상황을 위중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대해 김 실장으로부터 수시로 상황 보고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통일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앞으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차분한 가운데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동맹국 및 관련국과도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장성택의 처형으로 북한 내부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임에 따라 대남도발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북한 내부의 불안정한 모습이 강경파의 입지가 강화될 경우 충성경쟁에 의한 오판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장성택의 급작스러운 처형은 북한 김정은이 유일 지배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철권 공포정치의 일환으로 생각한다"며 "천안함'연평도 같은 유형의 도발 혹은 그와 다른 도발 가능성도 상정하고 있다"고도 했다.

다만 그는 "북한의 무모한 국지도발이 일어날 경우를 대비해 워치콘 등 대북경계 태세를 격상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북한군의) 특별한 동향이 없어서 경계 상향 조치는 하지 않았다. 북한 내부에서 전개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한'미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에서 북한의 제4차 핵실험 가능성을 묻는 외통위원들의 질문에 "일리가 있다"며 "통상적으로 내부가 불안하면 외부에 대한 도발을 통해 내부를 단속하려는 움직임을 과거에 많이 봐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는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해외 공관 등에 주재하는 장성택 측근의 망명 가능성에 대해서는 "앞으로 사태를 잘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여야는 정부가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는 한편 안보 태세 강화와 철저 대비를 주문했다.

강은희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정부는 국민이 불필요하게 과민 반응을 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비하고 안보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장성택 처형 소식을 듣고 북한 체제의 무도함을 실감한다"며 "그렇더라도 정부는 특별히 호들갑을 떨거나 호들갑을 부추겨서도 안 된다"고 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en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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