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 "경남'광주은행 입찰 불참"

"지방은행 상생 위한 결정" 재무적 투자자로만 참여…경은사랑컨소시엄

DGB금융지주가 지방은행 상생과 지역갈등 해소를 위해 경남'광주은행 인수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경남'광주은행 인수전 판도변화와 함께 지방은행과 지역금융산업 발전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DGB금융지주는 16일 지역 환원 동참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경남'광주은행 본입찰(23일)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 경남은행의 경우 경남지역 상공인들이 주축이 된 '경은사랑컨소시엄'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재무적 투자자는 경영권과는 무관하게 자금을 지원한 뒤 지분에 따라 배당을 받는다.

DGB금융지주는 대구은행을 통해 경은사랑컨소시엄에 800억원을 투자하고 향후 경남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공동상품 개발, 지역간 금융 네트워크 연결, 지역 밀착영업 노하우 공유 방안 등을 마련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나가기로 했다.

하춘수 DGB금융지주 회장은 "경남은행 인수는 그룹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었지만 지역 갈등 해소와 지역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고심 끝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지방은행은 경쟁 상대가 아니라 동반 성장을 이루어야 하는 상생 파트너다. 이번 결정이 지역 갈등을 해소하고 영남권 경제 발전에 밀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경남'광주은행 인수 포기에도 종합금융그룹 도약구상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고 공동지주사 구상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DGB금융지주가 자진해서 인수 후보직을 내려놓음에 따라 경남'광주은행 인수전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경남은행 인수전에는 지역 환원을 주장하는 경은사랑컨소시엄, DGB금융지주, BS금융지주, 기업은행이 예비입찰자로 참여했다. 광주은행 인수전에서는 DGB금융지주를 비롯해 BS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JB금융지주, 광주'전남상공인연합, 광주은행우리사주조합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DGB금융지주가 경은사랑컨소시엄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경남은행 인수전에서는 경은사랑컨소시엄이 힘을 받게 됐다. 경남지역에서는 DGB금융지주의 선택에 대해 "경은사랑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지역 화합의 롤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역 환원을 위한 연대 논의도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남은행 단독 입찰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BS금융지주는 DGB금융지주의 방향선회에 따라 새로운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은사랑컨소시엄이 BS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재무적 투자자 참여를 강도 높게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DGB금융지주의 결정으로 BS금융지주에 대한 경남지역 민심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BS금융지주가 단독 입찰 방침을 바꿀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