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두근두근 크리스마스] 그날을 기다리는 사람들

굴뚝 타듯 살짝∼'몰래 산타' 세상 속 원정 준비

◆성탄 행사 준비로 분주한 교회

대구 수성구 지산동 대구지방경찰청 뒤 성덕교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유치원생, 초'중'고 학생들과 교사들까지 참여해 '성탄행사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유치원생들이 부모와 함께 장문의 '성경 말씀 외우기'에 도전한다. 주일학교 전 부서마다 노래와 율동, 발레, 악기연주 등 자신의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여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후 7시부터 다양한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15일 오후 3시. 교회 유치부실에서는 유치원생들이 꽃을 들고 '기쁘다 구주 오셨네'라는 음악에 맞춰 발레연습에 한창이다. 모두 일곱 살 유치원생들이지만 언니들 틈에 끼여 생글생글 웃으며 연습하고 있는 정수인(4) 양이 눈길을 끈다. 수인이는 "재미있어요"라고 옹알거리며 말한다. 율동 지도교사 양세정 집사는 "수인이가 어리지만 앙증맞고 잘 따라 해 발레팀의 귀염둥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발레 연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어머니 유주희 씨는 "수인이가 끼가 많아 율동과 노래 부르기 등 앞에 나서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며 "이종사촌 언니 수아(7)가 발레 연습하는 것을 보고 '나도 하고 싶다'며 졸라 시켜봤더니 잘 따라 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올해 성탄축하 행사는 최주열 집사의 은은한 캐럴 색소폰 연주를 시작으로 유치부 어린이들의 앙증맞은 인사로 문을 연다. 초등부는 교사와 학생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며, 강한나'한별 자매의 기타 연주와 노래 등 저마다 갈고닦은 솜씨를 선보인다. 행사 총준비팀장인 김기진 부목사는 "크리스마스는 이웃 주민을 초청하여 사랑을 베풀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데에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사랑의 몰래 산타'

올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어김없이 대구에 '몰래 산타'가 뜬다. 이들은 소외된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현대판 산타들이다. 썰매를 타고 굴뚝으로 몰래 들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크리스마스를 쓸쓸하게 지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해주고 함께 놀아주기도 한다. '몰래 산타'는 '차별 없는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를 실천하는 '함께하는 대구청년회'가 추진하고 있다.

'함께하는 대구청년회' 박석준(35) 대표는 "올해 800여 명의 몰래 산타가 22일 동구와 남·서구지역 홀몸노인이 사는 50여 가구를 방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활동에 들어간다"고 했다. 이들은 24일 오후 3시 동대구역 광장에서 발대식을 한 뒤 동구'북구'달서구와 경산지역의 저소득층 250여 가구를 깜짝 방문할 계획이다.

특히 23일에는 '아주 특별한 산타들'이 대구에 사는 정신대 할머니들을 방문, 두툼한 방한 의류와 선물을 전달한다. 대구 몰래 산타는 2008년부터 시작했다. 이들은 성탄 전야에 산타와 루돌프, 요정 '팅커벨' 등의 복장을 한 채 선물을 나눠주고 마술과 연극 등 공연을 펼친다.

◆'산타원정대'

"크리스마스에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요. 산타를 기다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당신이 산타가 되어 멋진 선물을 전해주세요."

산타원정대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구지역본부가 주관하여 올해 7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대구지역의 아동복지시설과 지역 아동센터, 저소득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선물을 전달하고, 성탄파티를 열어주는 행사이다.

산타원정대는 2007년부터 활동하고 있다. 노래를 잘하는 사람, 춤을 잘 추는 사람, 손재주가 좋은 사람, 그리고 사랑을 나누고 싶은 사람들은 누구나 산타가 될 수 있다. 매년 '당신도 누군가의 산타가 될 수 있다'는 구호로 '1004명'의 산타를 모집하고 있다. 올해 첫 산타원정대 신청자는 김기만 대구은행 노조위원장과 대구은행 노동조합이다.

대구은행 노조는 2006년부터 7년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대구은행 직원들의 월급 중 1%를 기부하고 있다. 또 이때부터 꾸준히 산타원정대 활동도 펼쳐왔다. 산타원정대는 21일 오후 1시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중앙무대에서 발대식을 한다. 발대식 후 팀별로 나눠 저소득가정, 사회복지시설 어린이 등 5천 명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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