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랑과 희생의 또 다른 이름 '엄마'

류장하 감독 연극 '엄마의 바다' 가톨릭 신자 1천여 명 감동 물결

천주교 대구대교구 5대리구 내 여러 기관 단체의 후원과 구미시청 보조금으로 마련된 연극
천주교 대구대교구 5대리구 내 여러 기관 단체의 후원과 구미시청 보조금으로 마련된 연극 '엄마의 바다'의 출연진들이 무대 위에 모였다. 이 연극은 끝났지만, 그 울림이 컸다.

"말기암 판정을 받은 엄마와 이제 겨우 시간강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 딛고 있는 아들이 바다여행!"

천주교 대구대교구 5대리구 내 여러 기관 단체의 후원과 구미시청 보조금으로 마련된 연극 '엄마의 바다'가 가톨릭 신자 1천여 명의 마음을 울렸다. 이달 초에 구미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열렸다.

류장하 감독'이성경 주연의 이 연극은 최근 여러 감독에 의해 조금씩 다르게 표현돼, 연출됐던 '엄마 여행갈래요'를 5대리구에서 호스피스 사업의 필요성을 알리고 대리구 내 문화콘텐츠 개발을 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올린 연극이다.

대구대교구장인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는 첫 공연에 관람 와서 "우리가 평소에 잘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살아가면서 잘 실천하지 못하는 가족사랑, 특히 엄마의 사랑과 희생을 잘 표현해 준 감동적인 연극"라고 평가했다.

연극의 주 스토리는 엄마와 아들의 눈물겨운 사연이다. 아들은 엄마의 건강상태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 어느날 불쑥 엄마가 건네준 저축금 4천만원을 받아들고 선배 교수를 찾아가 전임강사 자리를 물색한다. 그리고 7년간 사귀어오던 여자친구와 여행을 계획했으나, 여자친구와의 다툼으로 무산되고 계획에 없던 어머니와 단둘이 여행을 떠나게 된다.

엄마와 떠나 여행지에서 우연하게 만난 배낭 여행객 '정수'라는 청년을 통해 일찍 세상을 떠난 형과 아버지의 존재를 다시금 그리워하게 되고, 마침내 엄마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도 알게 된다.

이 연극은 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고, 아무렇게나 대해도 받아주는 엄마라는 캐릭터를 통해 우리 각자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들고, 다시금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도록 만든다.

류장하 작가 겸 감독은 '봄날은 간다'(2001년), '꽃피는 봄이오면'(2004년), '순정만화'(2008년) 등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류 감독의 개인사는 안타깝기 그지없다. 최근 친형을 암으로 잃고, 홀로 계신 노모를 병수발하면서 자신도 직장암과 투병중이다. 하지만 그는 5대리구 사회복지 담당 김상조(대건 안드레아) 신부와 서울 모현호스피스 손영순(까리따스) 수녀의 추천으로 자신이 연출한 바 있는 '엄마 여행갈래요?'를 제목을 바꿔, 무대에 올렸다.

5대리구 사회복지 담당 김상조 신부는 "공연이 주는 치유(힐링) 효과는 참으로 큰 것 같다"며 "따뜻한 가족애를 돌아보는 기회가 됐다. 앞으로 대구대교구 차원에서 다른 대리구에서 이런 공연을 하는 것을 적극 권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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