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도시철도 3호선 첫 시운전 타봤더니…

차창밖으로 처음 보는 도심 속살…주택 접근때 자동 차단막

대구도시철도 3호선 전동차가 사생활 침해 우려로 도입된 '창문 흐림 장치'를 도심 시운전에서 선보여 눈길을 끈다. 26일 오후 중구 남산동 인근 아파트 등 주택 밀집지역 구간에 들어서자 투명유리창이 하얗게 변했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는 앞으로 주민들의 요구가 있을 경우 설정 구간을 추가로 늘릴 계획이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도시철도 3호선 전동차가 사생활 침해 우려로 도입된 '창문 흐림 장치'를 도심 시운전에서 선보여 눈길을 끈다. 26일 오후 중구 남산동 인근 아파트 등 주택 밀집지역 구간에 들어서자 투명유리창이 하얗게 변했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는 앞으로 주민들의 요구가 있을 경우 설정 구간을 추가로 늘릴 계획이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도시철도 3호선 전동차가 26일 첫 대구 도심 시운전에 나섰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도시철도 3호선 전동차가 26일 첫 대구 도심 시운전에 나섰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도시철도 3호선 전동차가 26일 첫 대구 도심 시운전에 나섰다. 전동차는 대구 북구 동호동 차량기지에서 출발해 중구 남산동 명덕역까지 운행한 뒤 다시 차량기지로 돌아왔다.

◆창밖으로 드러난 대구의 속살=26일 오후 12시 10분쯤 중구 남산동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명덕역 플랫폼. 길게 이어진 모노레일 끝에서 불빛이 보이고 경적이 도심에 울렸다. 노란색의 3호선 전동차(3량)가 건물 사이를 지나 역내로 서서히 진입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북구 동호동 차량기지를 출발해 2시간 남짓 걸려 명덕역에 도착한 전동차는 동호동 차량기지로 되돌아가기 위해 다시 움직였다.

전동차 창밖으로 대구 도심이 한눈에 들어왔다. 명덕역에서 북구청까지 노선의 주요 경관은 남루한 모습의 주택들이었다. 파란'노란색 물탱크와 녹슨 난방용 기름 탱크, 장독대와 에어컨 실외기, 널어놓은 빨래 등이 지붕공간을 차지했다. 기왓장이 떨어지고 서까래가 내려앉아 흉물스럽게 보이는 폐가도 여러 개가 있었다. 거미줄처럼 얼키설키 연결된 전기선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전동차는 구도심을 빠져나와 대구 제3산업단지와 염색산업단지 한가운데를 가로질렀다. 산업단지를 지나자 금호강이 눈앞에 펼쳐졌다. 전동차는 금호강을 건너 차량기지까지 팔거천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했다.

◆사생활 침해 우려 기우 아냐=사생활 침해의 우려는 기우가 아니었다. 차량의 높이는 10~15m로 1, 2층인 단독주택의 경우 마당까지 보였다. 특히 건물을 끼고 도는 곡선 구간에선 인근 건물과의 거리가 10m 내로 가까워졌다. 곡선 구간에선 속도도 줄이기 때문에 승객의 시선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져 사생활 노출 위험이 더 높아지는 것.

전동차가 큰 도로와 나란히 갈 때는 5~10층 높이의 도로가 상가건물이 전동차로 바짝 다가왔다. 가로수 가지에 가려 내부가 잘 보이지 않은 곳도 있었지만 대부분 건물 내 모습이 드러났다. 전동차와 같은 높이의 한 검도 학원은 벗어놓은 옷과 검도 도구들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전동차 창밖으로 보이는 건물 안의 모습을 승객들이 스마트폰 등으로 찍어서 유포할 경우 법적인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다. 야간의 경우 건물 내 거주자가 전등을 켤 경우 내부 모습이 더욱 도드라져 비칠 우려도 있다.

이번 시운전에선 사생활 침해 우려로 도입된 창문 흐림 장치도 작동했다. 전기를 넣자 창문 가운데의 액정 필름이 흰 종이를 댄 듯 뿌옇게 변했다. 주민들의 요구가 있을 경우 설정 구간을 추가해 적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동차 문에 설치된 창에는 흐림 장치가 없었다. 좌석 쪽 창이 뿌예져도 문쪽 창으로 밖을 얼마든지 밖을 볼 수 있었다. 사생활 침해 문제가 완전하게 해결되지 않은 것이다.

◆진동과 소음 등 승차감=진동과 소음은 기존 지하철보다 심하지 않았다. 명덕역을 나서서 속도를 높이자 발바닥으로 진동이 느껴졌다. 발바닥을 둔탁하게 톡톡 치는 것 같았다.

기존 철로에서 나는 둔탁한 쇳소리는 나지 않았다. 일정한 간격으로 딱딱한 고무바퀴가 덜컹 되는 소음이 났다. 전반적으로 기존 지하철 소음의 절반 수준이었다. 다만 역이나 곡선 구간 전에서 제동할 때 소음이 났다. 이날 시운전의 평균 속도는 15~20㎞/h 정도로 정상 평균 운행 속도(30㎞/h)에 못 미친 것을 감안했을 때 개통 후에는 진동과 소음은 조금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곡선구간의 모노레일 기울기는 기존 지하철보다 더욱 확연하게 느껴졌다. 모노레일이 오르내리는 구간은 대략 높이가 차이가 1m 내외로 몸이 살짝 흔들리는 정도의 영향만 주었다. 좌우 곡선이 심한 곳은 계명네거리(우회전)와 북구청 앞 고성네거리(좌회전), 북구 관문초등학교 인근(좌회전) 등이다. 곡선이 많이 휘어질수록 원심력을 잡기 위해 전동차가 한쪽으로 기우는 경사도가 높아 승객이 균형을 잡는데 애를 먹을 수 있다.

안용모 대구시 도시철도본부장은 "노후 공장과 재건축 주택 지역은 경관개선사업을 통해 정비하고 전봇대 지중화와 옥상 녹화 사업 등과 연계해 한다면 전경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진동과 소음은 지하철처럼 증폭시키는 물리적인 벽이 없기 때문에 줄어들고 모노레일의 기울기는 정상속도로 운행할 경우 크게 체감하지 못할 정도로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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