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약속의 땅' 괌으로 모이는 사자들

5회 우승 일군 친숙한 장소…삼삼오오 '몸만들기' 돌입

2013년 통합 3연패의 전초기지가 된 괌 전지훈련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는 삼성 선수들. 삼성 라이온즈 제공
2013년 통합 3연패의 전초기지가 된 괌 전지훈련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는 삼성 선수들. 삼성 라이온즈 제공

"괌으로 헤쳐 모여."

사상 첫 통합 3연패(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에도 성이 차지 않는 것일까.

비활동기간에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한겨울 찬 바람을 피해 전지훈련 캠프지인 괌행 비행기에 속속 몸을 고 있다. 한 명 두 명, 선수가 모여들면서 괌엔 때아닌 '미니 캠프'가 차려졌다.

12월부터 이듬해 1월 중순까지는 단체훈련을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개인훈련을 하며 컨디션을 조절하는 데, 전지훈련 캠프가 차려지는 괌에서 미리 몸만들기에 돌입한 것. 괌은 푸른 사자들에게 우승을 담금질하는 약속의 땅인 동시에 친숙한 곳이다.

삼성은 2005년 선동열 전 감독이 부임한 이후 줄곧 괌에서 체력훈련을 한 뒤 일본 오키나와서 실전 훈련을 해왔다. 올해까지 9년간 괌에서 이뤄진 전훈을 통해 삼성은 2005년과 2006년, 2011~2013년 등 5차례나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매년 구슬땀을 흘린 곳이다 보니 괌의 숙소며 훈련 장소는 선수들에게 친숙하다. 삼성이 스프링캠프 숙소로 이용하는 레오팔레스 리조트에는 두 개의 야구장이 있고 숙소에서 걸어 나오면 야구장이 3분 거리에 닿을 만큼 가깝다. 웨이트장과 수영장도 완비돼 있어 훈련 환경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선수들의 이른 괌행은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국내에 있으면 개인훈련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많아 훈련집중도를 높이고자 서둘러 괌으로 향하는 것이다.

마음 맞는 선수들과의 합동훈련이 이뤄지다 보니 외롭지도 않고, 재미도 있다.

최형우와 권오준, 조동찬은 이달 20일 괌으로 넘어가 개인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올해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만큼 일찍부터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최고기온이 30℃에 육박하는 따뜻한 곳이어서 컨디션 관리 및 훈련 효과도 좋다.

세 번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아 올 시즌을 통째로 쉰 권오준은 투수조 최고참으로 짊어진 부담감과 오승환의 해외진출 등으로 생긴 계투진에 대한 우려를 훈련으로 씻고자 이른 괌행을 택했다. 무릎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한 조동찬 역시 부상 없는 시즌을 보내 팀의 4연패 순간을 함께하고 싶다. 올 시즌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것도 조기훈련을 자청하게 된 계기다. 최형우는 시즌 뒤 오른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았는데, 프로 데뷔 후 처음 수술대에 오른 만큼 일찍 재활 훈련에 들어갔다.

이 외에도 안지만과 신용운 등 일부 선수들이 괌에 일찍 합류할 예정이다. 삼성 출신인 오승환과 임창용도 괌에서 내년 시즌을 대비해 일찌감치 몸만들기에 돌입한 상태다.

한편, 삼성의 본진은 내년 1월 15일 괌으로 출국한다. 1월 12일 처음으로 소집해 시무식을 하고, 경산볼파크에서 간단히 몸을 푼 뒤 전지훈련지로 날아가 사상 첫 통합 4연패의 담금질에 나선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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