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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경험 많아 덜 걱정…근거 없는 공포심이 더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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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 확산…오리·닭 취금 업체들 울상

전북발 AI가 발생한 뒤 20일 대구 남구의 한 오리전문식당에는 평소보다 손님이 줄었다. 손님이 뜸한 시간에 가게 주인이 TV 뉴스를 보며 사태 추이를 살펴보고 있다. 서광호기자
전북발 AI가 발생한 뒤 20일 대구 남구의 한 오리전문식당에는 평소보다 손님이 줄었다. 손님이 뜸한 시간에 가게 주인이 TV 뉴스를 보며 사태 추이를 살펴보고 있다. 서광호기자
전북발 AI가 발생한 뒤 20일 대구 남구의 한 오리전문식당에는 평소보다 손님이 줄었다. 손님이 뜸한 시간에 가게 주인이 TV 뉴스를 보며 사태 추이를 살펴보고 있다. 서광호기자
전북발 AI가 발생한 뒤 20일 대구 남구의 한 오리전문식당에는 평소보다 손님이 줄었다. 손님이 뜸한 시간에 가게 주인이 TV 뉴스를 보며 사태 추이를 살펴보고 있다. 서광호기자

전북발(發)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확산될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대구에서 오리와 닭을 취급하는 음식점들은 또다시 '먹거리 파동'에 휩싸이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AI 확진이 알려진 후 손님의 발길이 다소 줄었으나 아직 그 여파가 골목 상권까지 스며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음식점들은 예전처럼 괜한 걱정에 지레 먹거리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근심을 쏟아내고 있다.

20일 낮 12시쯤 대구 남구 효성타운 인근의 한 오리전문식당. 점심시간인데도 빈 테이블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식당 주인은 "주말과 휴일엔 주로 예약을 받는데, 19일(일요일)에는 단체 예약건수가 적어 하루 매상이 평소보다 떨어졌다"고 했다. 그는 "손님이 'AI 때문에 걱정이겠다'고 되레 물어오더라"며 "지금으로선 손님이 줄어든 게 AI 탓인지 설 대목이라서 그런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달서구 월광수변공원 인근의 한 오리전문식당 주인도 "손님이 평소보다 줄었으나, 원래 설을 앞두고 손님이 줄어드는 시기"라며 "AI 때문에 일부러 발길을 돌린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예전처럼 오리를 먹으면, 마치 죽는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모습은 없다"고 덧붙였다.

수성구의 한 오리전문식당도 갑자기 줄어든 손님의 발길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더는 언론이 공포심을 유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2003년 AI가 전국을 강타했을 때 연일 파리만 날렸다는 그는 "손님을 다시 불러들이는 데 3년이 걸렸다. 이번마저 오리 거부 사태가 빚어진다면 가게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며 이번 AI 파동이 더 이상 확산하지 않기를 바랐다.

오리전문식당 주인들은 "2003년과 2008년, 2011년 AI 사태를 겪은 학습효과가 있는 만큼 국민적 오리 거부 사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닭고기 취급 식당들은 오리전문식당들과 달리 별다른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들 식당은 같은 조류이나 아직 닭으로 전파되지 않아 직접적인 소비감축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고 했다.

이날 오후 찾은 동구 평화시장 닭똥집골목은 평소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해 질 녘이 돼야 본격적인 영업이 이뤄지나, 오후 2시쯤에도 제법 손님이 있었다.

한 식당 주인은 "손님들도 AI가 발생하면 평소보다 더 철저하게 검사를 마친 닭이 들어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예전처럼 무조건 먹지 말자는 분위기는 사라졌다"고 했다.

그러나 사태가 확산해 장기화하면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려 물건이 없어 팔 수 없는 2차 피해 우려가 예상된다.

경산에 있는 닭 공급업체인 계림물산 박진호 대리는 "닭은 보통 잡은 지 3일 이내에 이동하는 것이 원칙이다. 오리도 비슷해 AI가 발생한 전라도 쪽은 잡은 오리를 유통하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며 "대구도 일시적 이동 중지 명령이 떨어지면 도계업자들이 도계량을 가늠치 못해 그 영향이 시장에 미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식당들이 미리 물량을 확보하려 한꺼번에 주문이 몰릴 수 있고, 반대로 주문량이 확 줄어들 수도 있어 도계시장부터 큰 혼선이 빚어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서광호'김봄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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