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상 백일장] 시1-고향 냇가

한 해가 저무는 냇가

반백 년 지나서 찾아가니

마른 풀잎만 찬바람에 서걱댄다

까까머리 용이는 헤엄치고

단발머리 숙이가 놀던 모래밭

찔레나무 연한 가지

까만 보리 똥 주워 먹었다

저기 산 밑에 모래밭

시꺼먼 재와 타다 만 장작개비

귀신 나온다 소리치면

혼비백산 도망쳤던 소꿉동무들

아련한 추억

마른 풀잎으로 남아

휑한 가슴 부여안고

먹먹함을 달랜다

홍봉식(김천시 부곡 중앙7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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