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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경쟁과 공동체 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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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동계올림픽 경기가 한창이다. 노메달로 안타까움을 더해주던 선수들이 12일 마침내 첫 금을 캐는 데 성공했다. 이상화 선수가 월등한 기량을 앞세워 마침내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올림픽신기록을 달성한 이상화 선수의 지난 시간 노력과 땀이 얼마였을까 궁금해하면서 박수를 보냈다.

먼 이국땅에서 전파를 타고 전해진 동계올림픽 선수들의 활약과 젊은이들의 세계축제는 일상의 틀을 깨면서 필자에게 다가왔다. 무엇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일상은 아름답다.

설사 이 같은 경쟁에서 순위에 들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도전한 정신 만은 본인의 삶에 많은 성장의 밑거름으로 남게 된다.

이런 일은 부지기수다. 수험생들이 그렇고 취업준비를 위한 노력이 또한 이에 해당한다. 인생에서 한 개인의 삶을 관통하는 여러 가지 경험 가운데 이처럼 일정 기간에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 넣으면서 매달렸던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다.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면서 인생의 노정이 크게 바뀌는 경험도 하게 된다. 또 성과를 얻지 못했을 땐 크게 낙담하고 포기하는 것이 대부분의 수순이다. 또다시 긴 시간을 견뎌낼 용기가 선뜻 나지 않는다.

현대사회, 특히 시장자본주의의 핵심 근간은 수요와 공급이다. 수요가 공급에 비해 많으면 가격이 상승하고 희귀성이 더해진다. 그리고 이와 반대의 경우에는 가격이 내려간다. 이 같은 원리의 밑바닥에는 경쟁논리가 자연스레 생겨나기 마련이다. 좋은 직장, 또는 미래가 보장되는 대학과 학과는 경쟁이 치열하다. 치열한 영역은 각고의 인내와 노력을 요구한다. 비정함이 묻어나는 절대경쟁이 횡행한다.

이러한 자본적 법칙은 자연스레 생산성 향상이라는 결과를 잉태한다. 가끔은 인간적인 공동체 원리도 작동하는 그런 생산성의 비약을 기대하지만 그런 경우는 좀체 발생하지 않는다. 공동체 원리는 생산성이 높아지지 못한다는 현대사회인들의 암묵적 합의가 존재한다. 설사 공동체가 만들어지더라도 이는 생산성 향상을 꾀하기 위한 변형적인 공동체이기 십상이다.

올림픽의 경쟁에서 우리 대한민국 아들 딸들이 거둔 성과를 공동체의 논리로써 폄훼하자는 뜻은 절대 아니다. 다만 일이삼등을 제외한 수많은 노메달 선수들의 낙심이 걱정돼서 하는 말이다. 필자도 스포츠와 다르긴 하지만 고교졸업 때 얼굴을 알 수 없는 전국의 수험생들과 치열한 입시경쟁을 치렀다. 경쟁에서 낙오하면서 입시를 다시 준비하는 재수생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다음 해 목표를 이루긴 했지만 당시 1년의 아픔은 벌써 40년 가까이 흐른 지금도 기억의 파편에서 지워지지 않고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올림픽이든 입시든 취직시험이든 경쟁에서 낙오한 우리 젊은이들을 한 번쯤 공동체의 심성으로 보듬어주는 넉넉함을 가져봤으면 한다.

우병철 365정형외과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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