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연료 절감과 이산화탄소 감소 효과가 큰 '에코존 사업'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에코존은 자동차 공학 이론을 근거로 주행 중 연료 차단이 가능한 내리막 지역을 표시한 것을 말한다. 대부분 차량의 경우 1천500rpm 이상으로 달리다가 내리막길에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운전자가 더 이상 가속하려는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 이때 전자제어장치(ECU)가 엔진에 연료공급을 중단한다. 이런 원리를 활용해 운전자가 에코존에 진입할 때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속도는 줄지 않으면서 연료 절감과 동시에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일석이조'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성구청은 2010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달구벌대로(담티고개 1㎞)와 유니버시아드로 지하차도(2㎞) 등 2곳을 에코존으로 지정했다. 에코존 시작점과 끝점 도로 노면에 에코존을 표시해 운전자에게 이를 알리고 있다.
수성구청의 시뮬레이션을 통한 경제 및 환경 효과(1년 기준)를 보면 유니버시아드로 지하차도의 경우(1천800만 대 이동) 유류 절감량이 360만ℓ, 이산화탄소 저감량이 7천200t에 이른다. 담티고개 구간(1천800만 대 이동)도 180만ℓ의 유류 절감량과 3천600t의 이산화탄소 저감량을 나타냈다.
에코존 사업은 돈이 많이 들지 않는 장점도 있다. 수성구청이 2010년 당시 2개 구간에 에코존을 표시하고 홍보하는 데 들인 사업비는 총 800만원. 이런 장점들 때문에 에코존 사업은 2010년 대구시의 제도개선 우수 사례로도 뽑혔다.
하지만 에코존 사업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 특정 구간만 적용할 수 있다는 한계와 함께 대구시의 무관심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기초자치단체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보니 대구시가 등한시한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실제로 대구시에는 4년 전에 나온 이 사업을 제대로 아는 공무원이 거의 없다.
전문가들은 이 방안이 효과가 큰 만큼 지금이라도 대구시가 의지를 갖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 전역에 전수 조사를 통해 에코존을 지정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운전자들에게 알리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구미1대학 신현승 교수(자동차기계공학과)는 "에코존에 대해 운전자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 에코존을 확대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했다.
전창훈 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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