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사는 주부 김희연(30'가명) 씨는 결혼 3개월째다. 임신 계획이 없었는데 문득 생리예정일이 지난 것 같아 임신테스트기를 사서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결과를 기다렸다. 임신 테스트기에서 두 줄이 선명하게 보였다. 놀랍고 반가웠지만 두렵기도 했다. 임신 중에 여러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데 무슨 검사를 언제 어떻게 받아야 할지 막막했다.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에 올라온 수많은 정보를 과연 믿을 수 있을까? 임산부들이 흔히 오해할 수 있는 임신 중 검사를 알아보자.
◆기형아 검사, 다운증후군 선별검사
기형아 검사를 받으면 태아의 모든 기형과 이상을 찾아낼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기형아 검사는 정확히 말해 '다운증후군 선별검사'다. 다운증후군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도 아니다. 선별검사는 100% 정확한 진단이 아니라 고위험군을 찾아내는 것이다. 확진 검사를 필요로 하는 임산부를 가려내는 것이 목적이다.
다운증후군은 염색체 이상으로 발생한다. 정상 염색체는 23쌍으로 46개이지만 다운증후군은 21번 염색체가 2개(한 쌍)가 아니라 3개여서 염색체가 모두 47개다. 다운증후군 여부를 정확하게 진단하려면 태아 염색체의 개수를 확인해야 하는데, 이런 경우 임산부 혈액이 아니라 태반'양수 또는 태아의 혈액이 필요하다. 태아 염색체는 양수검사, 융모막융모생검, 탯줄 천자 등을 통해 얻는다.
'융모막융모생검'은 초음파를 보며 가느다란 관을 자궁경관으로 집어넣어 융모막(임신 중에 태아나 양수를 싸고 있는 막) 융모를 채취하는 것이며, 탯줄 천자는 초음파를 보며 탯줄에서 직접 태아 혈액을 추출하는 것이다.
이들 검사는 정확도는 높지만 자칫 태아가 위험할 수 있고,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모든 임산부들에게 시행할 수는 없다. 따라서 간편하고 태아 위험성도 없는 임산부 혈액을 통한 다운증후군 선별검사를 하게 된다.
과거엔 사중표지검사(쿼드테스트, 정확도 75%)를 주로 했지만 최근엔 통합검사(정확도 95%)를 한다. 임신 11~13주에 1차로 임산부 혈액검사와 태아목덜미투명대 측정을 하고, 임신 16~18주에 2차로 임산부 혈액검사를 한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경우, 양수검사를 통해 태아 염색체를 확인해 다운증후군 여부를 최종 확진하게 된다.
◆정밀초음파'입체 초음파검사 달라
많은 임산부가 정밀초음파검사와 입체 초음파검사를 헷갈려한다. 정밀초음파검사(2차원 초음파)는 임신 20~24주 사이에 주로 태아의 기형을 진단하는 것이 목적이다. 입술갈림증(언청이), 태아의 팔다리나 손발 등 외형적 이상뿐만 아니라 태아의 뇌형, 심장기형, 복부 장기의 기형, 콩팥 이상 등 주요 장기의 이상도 중점적으로 관찰하게 된다.
이에 비해 입체 초음파검사는 태아의 얼굴이나 팔다리 등 외형을 주로 본다. 2차원 초음파검사와 달리 뱃속 아기의 모습을 실제와 비슷하게 볼 수 있어서 임산부와 태아 사이에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준다.
간단히 말해 정밀초음파검사는 태아의 외형 및 주요 내부 장기의 이상이나 기형 진단이 주목적이며, 입체 초음파검사는 태아 기형의 진단보다는 태아의 외형적 모습을 실제와 흡사하게 보여주는 것이 주목적이다.
◆임신성 당뇨검사, 반드시 필요
임신 24~28주에 받는 임신성 당뇨검사는 정확히 말하면 '경구 당부하 검사'다. 입으로 당을 섭취한 뒤 혈당을 재는 검사라는 뜻. 미리 금식할 필요는 없고, 식사 여부와도 관계없다.
50g의 당용액을 마신 뒤 1시간 후에 검사한다. 손가락 끝에서 피를 뽑으면 검사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어서 반드시 정맥혈관을 통해 주사기로 직접 혈액을 채취한다.
만약 검사결과가 기준치 이상(130 또는 140㎎/㎗)인 경우 확진 검사인 '100g 당부하 검사'를 하게 된다. 반드시 전날 밤부터 금식한 뒤 아침 일찍 공복 혈당을 1차로 잰다. 그런 뒤 100g의 당용액을 마시고 1시간, 2시간, 3시간 뒤로 나눠 모두 4차례 혈당검사를 한다.
여기서 2개 이상이 기준치를 넘는 것으로 나오면, 임신성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임신성 당뇨병은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다. 이 때문에 산부인과 의사조차도 과소평가해서 제대로 검사나 진단을 못 하는 경우가 있다.
◆꼼꼼한 임신 검사로 건강한 출산을
흔히 태동검사라고 부르지만 '비수축검사' 및 '전자 태아심박동-자궁수축검사'가 정확한 표현이다. 비수축검사는 분만진통이 오기 전에, 전자 태아심박동-자궁수축검사는 분만진통 중이거나 조기진통이 있을 때 실시한다. 시행하는 방법은 비슷하다. 임산부가 침대에 누운 상태에서 태아심장박동과 자궁수축을 측정하는 센서를 배에 붙이고, 20~30분간 태아의 심장박동 형태를 분석해 태아 건강을 파악한다. 아울러 자궁수축의 간격이나 강도를 관찰해서 조기진통의 진단 및 경과를 관찰하며, 만삭인 경우에는 분만진통이 적절하게 오는지 여부를 관찰하게 된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산부인과 홍성연 교수는 "상당수 임산부가 임신 중 검사의 중요성을 제대로 모르거나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해 검사를 받지 않는다. 건강한 출산을 위해 이들 검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도움말=대구가톨릭대병원 산부인과 홍성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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