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제발전 '큰 그림' 미흡…관광 분야 '선언적 공약' 많아

대구시장 출마자들은 청년실업 문제 등 경제'노동 분야에 대해서는 높은 관심을 보였지만, 교통'관광 분야에 대해서는 참신성과 구체성이 떨어지고 환경 분야에 대해서는 특히 이해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경제'노동

평가위원들은 대구시장 출마자들의 경제'노동 분야 공약에 대한 평가에서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관심이 대체적으로 높다고 평가했다. 이재만 예비후보의 '청년문화 지구(계명대~명덕역 구간) 조성', 조원진 국회의원의 '시청조직 내 청년국 신설', 배영식 예비후보의 '무상급식 및 국공립어린이집 건립', 권영진 예비후보의 '청년창업펀드 조성(1천억원)', 주성영 예비후보의 '대구청년창업기금 애플펀드 1천억원 조성', 서상기 국회의원의 '창조경제밸리 조성을 통한 청년창업 지원' 등을 청년의 문제를 다룬 공약으로 꼽았다.

굿 거버넌스 구축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보된 점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했다. 그동안 대구시의 대시민 불통 문제를 이들 공약으로 풀 수 있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대구 경제 발전을 위한 큰 그림을 제시한 출마자가 별로 없다는 점이 안타까운 점으로 지적됐다. 대부분 출마자가 박근혜정부가 제시한 '창조경제'라는 개념을 단순하게 반복하는 것으로 지역경제 해법을 제시하는 등 고민의 흔적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배영식'이재만'권영진 예비후보의 공약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배 후보는 현재 대구가 당면한 문제를 전반적으로 잘 이해하고 있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 대안이 제시돼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좋은 공약으로 '독립기구로 대구일자리특별위원회 설치'를, 나쁜 공약으로 '창조기업 지원단'을 꼽았다.

이 후보는 전반적으로 구체적인 정책이 제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정책들이 단기 전망에 기반했고, 기존 사업이 백화점식으로 나열돼 있다는 점이 지적 대상에 올랐다. 좋은 공약으로 '사회적 경제 활성화 정책'이, 나쁜 공약으로 '뷰티 산업의 메카'가 각각 선정됐다.

권 후보의 경우 전반적으로 제시된 공약이 지역 경제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들로 채워져 다른 출마자에 비해 차별성이 도드라졌다는 평가다. 다만, 공약의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에 의문부호가 달렸다. '청년 및 벤처산업 지원'이 좋은 공약으로, '3355 일자리 정책 추진'이 나쁜 공약으로 평가됐다.

서상기 국회의원 경우는 공약의 대부분이 중앙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첨단산업 육성에 집중됐고, 그동안 대구시가 역점 추진했던 사업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좋은 공약은 '사통팔달 창조행정', 나쁜 공약은 '노후공단 디지털밸리화'가 선정됐다.

조원진 국회의원은 소요 예산, 재원 조달 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공약이 많고, 지역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다. 좋은 공약은 '청년국 신설', 나쁜 공약은 '에코워터폴리스 사업'이다.

주성영 예비후보는 공약 수준이 다른 출마자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임기응변식'선심성 공약이 많다는 평이다. 좋은 공약과 나쁜 공약으로 '대구청년창업기금 애플펀드 조성'과 '대구의 랜드마크로 새로운 시청사 건립'이 각각 제시됐다.

◆교통'관광

평가위원들은 교통 분야와 관련해 참신성과 구체성이 떨어진다며 새로운 사업을 하기보다는 기존 사업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공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광 분야의 경우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선언적인 공약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서상기 의원은 교통'관광 분야 모두 전체적인 비전, 문제점, 해결 방안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는 혹평을 받았다. 유통단지와 이시아폴리스 연결도로 건설 공약의 경우 예산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주성영 후보 역시 교통 분야에 대한 방향성이 없다는 날카로운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루브르식 경상감영 복원, 월광수변공원 정비, 달성토성 복원 등 관광 분야에서 대구의 역사문화를 활용하려는 점이 돋보인다는 호평을 받았다. 개발에 따른 주변 상권과의 충돌, 보상 문제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있었다.

이재만 후보도 관광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평가위원들은 대구 전시컨벤션사업 육성, 폐'공가의 게스트하우스 활용, 대구 가족테마공원 리모델링 등 관광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도모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교통 분야는 서대구 복합환승센터 및 복합화물 터미널 건립 사업의 경우 서대구 관련 개발 사업이라는 큰 그림을 바탕으로 계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원진 의원은 대구 광역 철도 구축과 대구 4차 순환도로 완전 개통 공약이 이미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관광 분야에 대해서는 근대골목 활성화를 위한 전통체험시설이나 한옥촌 건설 공약은 자칫 근대골목의 차별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에코워터폴리스 추진, 금호강 휴양체험공원 조성, 팔공산 수목원 조성 등 관광 공약 대부분이 구체성이 떨어진다며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권영진 후보는 도시철도 연장 등 대중교통을 지향하겠다는 방향은 좋지만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심형 메디텔 주변 정비, 수성의료지구 관광 특화 등 의료관광에만 집중되어 있어 다른 후보와 차별성은 있지만 대구시의 전체 관광 정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수성의료지구 관광 특화의 경우 예산만 많이 들어가는 퍼주기식 사업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배영식 후보는 교통'관광에서 골고루 호평을 받았다. 교통 분야에서는 광역도시철도망 구축과 문화거점 중심을 연결하는 시내버스 노선 체계 구축 공약이 대구시에 필요한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문화 분야는 세계 수준의 4계절 문화예술 축제, MICE 산업 집중 육성 등이 서비스 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교통'관광 모두 내용의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환경

평가위원들은 후보들이 지역의 환경 문제에 대해 이해도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관행적으로 해오던 사업들을 정책으로 제시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스모그나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만 후보는 수질, 대기 등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깊었고 계획도 구체적이라고 평가했다. 보행 환경, 생태동산 등 시민의 일상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책 제안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정책 추진을 위한 예산 확보에서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조원진 의원이 K2 공군기지 이전을 첫 번째 공약으로 제시한 데 대해 평가위원들은 "중요한 현안이지만 추진 방안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남는다"고 했다. 취수원 이전 문제는 종래의 대구시 정책과 차별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폭염 대책, 자외선 치료, 사라진 저수지와 재래하천 복원 등은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지역의 당면 현안도, 시급한 문제도 아니라고 평가했다.

배영식 후보가 제시한 신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겠다는 공약에 대해 참신하고 필요성에도 공감이 간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조성된 둔치와 시민 위락시설 등도 모두 원래 상태로 복원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평가위원은 "생태하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와룡산 일대 환경복원사업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시민건강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세먼지 등 대기와 수질 개선 문제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고, 도시텃밭 등 일부 대책은 현실성이 떨어지며, 취수원 이전 문제는 기존 정책을 답습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권영진 후보는 취수원 이전, 낙동강 수질개선사업 등에서 기존 정책과 차별성이 결여됐고, 정책 추진의 구체성도 떨어진다고 했다. 건강한 도시 환경 구현을 위한 현실적인 생활환경 문제에 대한 대책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했다. 정책 실현 가능성을 평가할 구체적인 계획이 없고, 정책의 파급효과에 대한 가능성도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주성영 후보는 환경 문제의 속성을 자연환경 혹은 가시적인 경관 조성 분야로 지나치게 국한시켰다고 평가했다. 또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과 수질 문제 등 생활환경 개선에 대한 정책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뉴신천프로젝트는 비교적 참신하다고 평했다.

서상기 의원은 물산업 클러스터 추진 및 우수 환경기업 육성 이외의 환경 공약을 제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환경과 시민 건강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파악되지 않았다고 했다. 평가위원은 "준비된 자세로 임하는 정치인이라면 단기간에도 주요 정책은 언제라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