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대구~중국 장사(장가계 관광) 간의 부정기 노선 취항 계획을 취소해 관광객 예약을 받아온 대구 여행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8일 계획 중이던 대구~장사 간의 25회(빈 비행기 1회 왕복 포함) 왕복 부정기 노선(편도 159석)을 취소했다. 대한항공이 여행사들과의 정식 계약 전 협의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이 기간 전체 부정기 노선 운항 계획을 백지화했다. 이 노선은 애초 3월 28일부터 6월 8일까지 계획했던 중국 장가계 여행 상품(3박 5일)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여행사들의 요구로 전세기 운항 계획을 세웠으나 협의 과정에서 편수 감축을 논의했다. 이 경우 운항요금 상승이 예상되며, 이를 여행사들이 떠맡아야 하는데 결국 합의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25회 중 대구에서 장사에 갔다가 되돌아오는 첫 비행기와 장사로 승객을 태우러 가는 마지막 비행기 두 편은 승객 없이 운항해야 하는 데, 1회 왕복에 해당하는 빈 비행기 삯을 다른 회 여행상품에 나눠 부담해야 한다. 이 경우 1인당 약 4만원의 추가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게 대한항공 측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정식 계약 전 이 여행상품을 홍보하고 예약을 받아온 대구 여행사들은 난감한 처지가 됐다. 여행사들은 1월부터 예약자를 받아왔는데 노선이 취소되면서 계약금을 돌려달라는 항의를 받고 있다.
여행사 관계자는 "연휴가 낀 5월 2일 출발 상품에는 계약금을 낸 사람들이 많다. 특히 성수기라서 다른 기간보다 40만~50만원은 더 비싼 상품이고, 대체할 항공편을 구하기도 어려워 난감한 처지다"며 "대한항공의 일방적인 취소 통보는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여행 기회를 봉쇄하는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했다.
대구~장사 간 비정기노선 취소에는 저비용항공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저비용항공사의 중국 노선 개설이 많아지자 중국 항공당국은 항공사 간 과열을 막고 자국 항공사 보호를 위해 지난해 8월, 중국 내 부정기 노선에 대해 '1노선 1국 1항공사 원칙'을 정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국내 항공사별로 운항계획서를 받아 노선조정을 유도했고, 그 결과 대구~장가계 직항을 4~6월의 경우 티웨이항공이, 9월에는 대한항공이 운항토록 했다.
이 때문에 티웨이항공편을 이용하기 어려워진 여행사들이 부득이하게 장가계에서 차로 4, 5시간 떨어진 장사 노선을 계획, 대한항공과 비정기노선 취항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 노선은 장가계 직항노선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데다 편수를 줄일 경우 비용까지 치솟게 됨에 따라 대한항공과 여행사들이 이 처리를 두고 합의를 보지 못하게 된 것이다.
대한항공 대구지사 관계자는 "부정기 노선의 전세기는 보통 4, 5개 여행사가 공동으로 항공사에 요청하면 비용 등에 대한 협의를 거쳐 비행기를 띄운다. 이번 대구~장사 노선도 연초부터 여행사들이 계획해 취항을 논의했고, 아직 여행사와 정식 계약 전이라 노선 취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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