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최초의 수덕자인 농은 홍유한 선생 유적지에 대한 정비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안효종 영주시장 권한대행은 2일 천주교 안동교구 권혁주 주교를 방문, 홍유한 선생 유적지에 대한 문화재 지정 필요성을 설명하고,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시 유적지인 단산면 구구리 방문 및 유적지 정비에 대한 교회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날 권혁주 주교는 영주시가 추진하는 홍유한 선생 선양사업에 고마움을 전하고, "로마 교황청에 선생의 성인품 상신을 적극 요청하겠으며, 교회가 관련 유적지 정비를 위해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시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사업비 34억3천만원을 들여 홍유한 선생이 살았던 주택 인근 토지매입과 건물보상, 가옥복원, 기념관 건립, 주차장'조경 시설 등을 갖춘 유적지 정비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문화재 지정도 추진한다.
시는 2000년 문화재 지정을 추진했지만 소유자 반대로 무산됐고 2005년에는 고증 미흡으로 지정을 받지 못했다. 2009년에는 영주시가 나서서 홍유한 선생 유고집(2권)을 발간했지만 아직 문화재 지정은 받지 못하고 있다.
농은 홍유한(1726~1785년) 선생은 조선 영'정조시대 인물로 한국 천주교회 창립(1784년)보다 30여 년 앞서 신앙을 받아들였던 한국 천주교 최초의 수덕자다.
홍 선생은 비록 세례를 받지는 않았지만 천주교를 단순히 신학문으로서가 아니라 천지 만물의 이치를 밝히는 종교로 대했다는 점에서 한국 가톨릭교회의 밀알로 평가받고 있다.
단산면 구구3리 아랫배나무실에는 선생의 유택이 남아 있다. 선생은 1775년 이곳에 정착, 1785년 세상을 뜰 때까지 10년간 수계생활을 했으며 선생이 전교했던 홍병주'홍영주 형제와 남이관'조증 부부는 훗날 103위 순교 성인이 됐다. 정조 임금의 외삼촌인 홍낙임을 비롯해 홍낙민'권철신 등 조선시대 한국 천주교 순교자 13명도 홍 선생이 전교했다.
현재 유택지의 정문에는 1722년(경종 24년)에 효자로 정려(旌閭)된 홍 선생의 조부 홍중명의 효자문 현판이 남아있고, 선생이 살던 집을 개축한 집과 천주교 안동교구청이 1995년 홍 선생의 선종 210주년을 기리기 위해 세운 기념비도 있으나 유적 관리상태가 전반적으로 허술해 정비가 시급한 실정이다.
▷수덕자(修德者)=가톨릭 평신도 가운데 신앙을 위해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살아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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