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지사 경선 불참" 권오을·박승호의 '철수'

국회서 회견 "후보 사퇴" 밝혀, 중앙당 경선 강행에 중도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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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을'박승호 새누리당 경북도지사 예비후보가 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서상현 기자

권오을'박승호 새누리당 경북도지사 예비후보가 9일 경선 후보직을 사퇴했다.

권'박 후보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이 파행으로 흐르게 된 점에 대해 경북도민과 당원들에게 대단히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수개월간 달려온 후보 경선을 끝까지 완주하지 못한 채 중도에 그만둘 수밖에 없다. 선거운동방법이 다 소진된 상태에서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권'박 두 예비후보는 이날 시간 차를 두고 따로 회견을 열었다.

권 후보는 "중앙당이 첫 단추인 경선 일정 및 방식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일방통행식 관행을 보였다. 김관용 예비후보의 도덕성 검증과 이에 따른 경선 연기를 요청했지만, 어떤 답변도 듣지 못한 채 강행한다는 말만 들었다"고 밝혔다.

박 예비후보는 "지금 이 시간부로 당의 결정을 모두 수긍한다. 경선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북도지사 선거는 경선 없이 김관용 예비후보가 사실상 단수후보로 결정됐다. 김 후보는 전국 유일의 3선 광역단체장의 9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권'박 두 후보의 사퇴는 중앙당에 제기했던 김 후보 논문표절, 측근 비리, 아들 병역비리 의혹 재검증 요구와 경선 일정 연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더 이상 경선 참여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는 광역단체장 면접이 있던 지난달 20일쯤부터 김 후보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지만 여론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달 들어 경선 불참 가능성을 시사하며 새누리당 중앙당사와 국회를 방문해 항의하는 등 중앙당을 압박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더욱이 중앙당 클린공천감시단이 김 후보에 대해 공천 부적격자로 볼 만큼 중대한 흠이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 경선 일정을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권고에도 공천관리위가 경선 일정을 예정대로 밀고 가면서 더 이상 경선에 참여할 명분을 찾지 못했다.

권 후보는 "명분 없이 항복하고 들어오라는 것 아니냐"며 "며칠만 연기해 줘도…. 다른 선택을 할 수가 없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두 후보를 바라보는 시각은 곱지만은 않다. 도민을 상대한 선거운동보다는 상대를 향한 네거티브에 사활을 걸면서 안정감 있는 대안 정치인으로 부각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특히 김 후보 아들 병역비리의 경우 선거 때마다 불거져 나왔고, 이에 대해 당 주변에서는 식상한 얘기라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김재원 공천관리위 부위원장은 "두 후보가 제기한 의혹은 이미 여러 차례 거론됐고, 김 후보가 몇 차례 선거로 검증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지역 한 재선 국회의원은 "이전 선거에서 같은 문제가 불거졌지만 도민의 선택은 김 후보였고, 마타도어를 한 다른 후보는 낙선했다"며 "두 후보가 공약을 통해 경쟁해도 모자랄 시간을 허비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이에 따라 두 후보가 정치적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네거티브에 매몰된 선거운동으로 일관하면서 자신들의 비전과 장점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정치적 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네거티브에 과도하게 집착한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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