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를 대비해 들어두었던 개인연금이 계륵(鷄肋, 닭의 갈비 : 큰 쓸모나 이익은 없으나 버리기는 아까운 것) 신세가 됐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익률 때문이다. 가입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당장 해약하자니 그동안 투자한 시간이 아깝고 계약을 유지하자니 다른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신경 쓰인다.
전문가들은 노후생활에 필요한 소요자금 규모를 먼저 파악한 뒤 국민연금 수령액 등을 고려해 개인연금을 운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더불어 2년∼3년 단위로 자신이 가입한 개인연금 상품의 수익률을 확인하고 투자방식 전환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2012년말 기준 국내 개인연금 가입자(보험회사) 수는 800만명이 넘는다. 우리 국민 가운데 15.7%가 노후를 위해 개인적으로 금융상품을 가입하고 있는 셈이다.
개인연금상품이 인기인 이유는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퇴직 전 소득 대비 연금액 비율)이 30%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은퇴 후 국민연금에 더해 추가적인 소득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개인연금 인기에 한 몫을 했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주택을 통한 재테크가 여의치 않게 되자 개인연금 상품으로 방향을 선회한 이유도 크다.
그런데 남들보다 일찍 노후준비에 나섰던 얼리버드(Early Bird)들이 쓴맛을 다시고 있다. 개인연금의 수익률이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협회 보험상품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개인연금 보험상품의 공시이율은 평균 3.6%~4.1%의 수준이다. 국민연금의 내부수익률 평균 6.1~10.7%보다 훨씬 낮다.
8년째 개인연금상품에 매달 30만원씩 불입해 온 김유리(34)씨는 "연금상품은 가입기간이 길어야 수령액이 많아진다는 말을 듣고 취업과 동시에 가입했는데 수익률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며 "물가상승분을 감안하면 사실상 원금을 금융기관에 맡기고 있는 수준이어서 다른 투자처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안이 마땅치 않다. 국내 주식시장이 시원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데다 부동산시장도 아직은 전망이 밝지 않다. 더욱이 저금리기조가 이어지면서 여타 금융상품으로 갈아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소득공제 혜택 등을 감안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득공제 혜택을 받고 있는 연금상품을 중도해약 할 경우 자칫 수익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
더불어 전문가들은 수익률보다 안전성을 중시한 연금상품을 선택한 투자자들이 막상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치자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투자전략 수정을 추천하기도 한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량채권 중심의 안전한 투자로는 수익률을 내는데 한계가 있다"며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한다면 주식투자 비중이 높은 연금상품으로 갈아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