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우, 영웅을 넘어 신이 된 사람/ 남덕현 지음/ 현자의 마을 펴냄
유비, 조조, 손권이 자웅을 겨룬 삼국지 최후의 승자는 관우가 아닐까. 중국에서는 그동안 두 성인을 추앙해왔다. 한 사람은 문성(文聖) 공자다. 또 한 사람이 바로 무성(武聖) 관우다. 중국에서는 성인의 무덤을 임(林)이라고 한다. 공자의 무덤을 공림이라 하고, 마찬가지로 관우의 무덤을 관림이라 한다. 또한 중국 전 지역에서 관우를 신으로 모신다. 어지간한 도시와 마을에는 관우를 모시는 사당이 있다. 또 웬만한 상점과 식당 입구에는 관우상이 있다. 유비, 조조, 손권 등 삼국지의 명군주들은 비록 영웅의 삶을 살았으나 인간의 영역에 머물렀다. 하지만 일개 장수에 지나지 않았던 관우는 신의 영역으로 올라섰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 관우가 삼국지에서 보여준 다양한 매력이 바탕이 됐다. 우선 관우는 충의의 상징이다. 평생 주군 유비에게 충성을 다했다. 특히 어쩔 수 없이 항복해 조조 곁에 머무른 7개월여 동안에도 한사코 유비에 대한 의리를 저버리지 않았다. 전장에서는 뛰어난 무용과 재략을 펼쳤고, 요즘 표현으로 호탕한 '상남자'의 이미지도 남겼으며, 뼈에 스며든 독을 제거하며 의연한 모습을 보여주는 등 에피소드마다 갖가지 매력을 발산했다.
물론 이러한 관우의 모습에는 진수가 쓴 정사 삼국지와 나관중이 허구를 가미한 소설 삼국지가 혼재한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 송나라 이후 중국의 봉건통치자들은 정치적인 목적에서 관우를 충의의 화신으로 미화했다. 명나라 때 이르러 관우는 천자와 동급인 충의대제로 봉해졌을 정도다. 동시에 관우는 민간에서도 점차 영웅으로 추앙받기 시작했고, 특히 나관중이 소설 삼국지로 관우의 캐릭터를 완성하면서 관우는 민중의 마음과 의식 속에 확고히 자리 잡았다. 관우, 촉(삼국지에서 유비가 세운 나라)에서 온 그대.
이 책은 관우 백서를 표방한다. 삼국지에서 관우와 연관된 모든 것을 정리 및 분석했다. ▷관우 형상의 특징 ▷관우를 묘사한 시 ▷관우 관련 문화현상 ▷관우에 대한 전설 ▷관우 숭배의 요인 등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인 남덕현 부산대 중어중문학과 교수는 각종 자료 분석과 중국 현지답사를 통해 이 책을 완성했다. 진수의 정사 삼국지,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 그리고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취재한 각종 민간전설 속 관우 이야기가 주요 토대가 됐다.
저자는 관우 마니아다. 그동안 삼국지를 연구하면서 특히 관우를 집중 연구했다. 논문으로 '관우 문화현상 고찰' '삼국연의에서의 관우 형상화' 등을 썼다. 저서로는 '삼국지문화 답사기'가 있다. 270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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