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쿠데타의 기술

쿠르치오 말라파르테 지음/이성근·정기인 옮김/이책 펴냄

쿠데타의 성공법칙은 존재하는가? 그리고 쿠데타로부터 권력을 지킬 방법은 존재하는가? 20세기 두 번의 군사 쿠데타를 겪은 우리에게 쿠데타는 낯설지 않다. 이 책은 권력을 빼앗고 지키는 다양한 사례와 방법들을 분석한 일종의 보고서로 나폴레옹, 레닌, 트로츠키, 스탈린, 무솔리니, 히틀러 등 세계를 뒤흔든 인물들을 통해 국가가 어떻게 탈취되고 방어되는지, 근현대 쿠데타에서 나타나는 법칙이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또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당시의 정치'사회상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과 함께 본문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상세 정보도 제공한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전반기 유럽의 역사는 '극단의 세기'라 부를 만큼 격동의 시대였다. 격동의 20세기를 살았던 저자는 당대 유럽을 열병처럼 휩쓸었던 쿠데타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근현대 세계사를 뒤흔든 인물들을 통해 진정한 근대적 쿠데타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특히 저자는 트로츠키를 관찰하고 분석한 결과, 권력의 쟁취와 수성에서 필요한 것은 목적적인 전략이 아니라 기술적인 전술이며 쿠데타는 국가의 주요 동맥을 끊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기존의 쿠데타가 궁전이나 의회 등 권력이 집중된 장소를 장악하려고 했다면 현대적 쿠데타는 발전소, 방송국, 수도 등 권력의 흐름이 전달되는 선을 탈취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

저자는 쿠데타라는 민감한 주제를 다루면서 무력으로 정권을 장악하거나 이에 대항하는 방어적 기술만을 이야기한다. 그가 주장하는 기술은 때로 신빙성이 의심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400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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