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담학 박사 김미애 교수의 부부·가족 상담 이야기] 가족보다 타인에게 더 잘하는 남편

남편은 밖에서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고 평판도 좋습니다. 그러나 집에서는 영 딴판입니다. 툭 하면 저를 못마땅하게 여겨 화내고 잔소리를 달고 삽니다. 남편 행동 중 제일 참기 힘든 것은 남자건 여자건 남한테는 다정하고 싹싹하게 비위를 맞춰주면서 저에겐 무시하고 여자로 대해주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부부동반 모임에서도 다른 남편들은 자기 아내 챙겨주고 예뻐하는데 제 남편은 저를 퉁하니 튕겨내고 다른 집 아내들에게 술 권하고 그들이 춥다 하면 얼른 뛰어가 에어컨을 꺼주는 등 온갖 심부름을 자처하지요. 그때마다 남편에게 항의하거나 싸우기도 합니다. 그러면 남편은 '사랑한다' 하며 당장 위기 상황을 덮으려 합니다. 가족보다 타인을 먼저 챙겨는 남편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내가 남편에게 바라는 건 억만금의 돈도 아니고 날마다 호사스러운 저택에서 미각을 돋우는 성찬도 아니겠지요. 그저 딱 하나, 아내를 사랑하고 귀히 여기고 있다는 눈빛과 확신에 찬 느낌만으로도 행복한 게 여자이거늘 귀하께서는 남편에게 이런 확신을 못해 결혼생활에 회의마저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남편께서는 원래는 자상하고 친절하여 상대 기분을 맞추어 줄줄 아는 괜찮은 배우자이신 것 같습니다. 다만, 그 에너지 방향이 집이 아닌 밖의 사람들이라는 것에는 행동과 태도의 수정이 필요하리라 봅니다.

그러나 귀하도 남편의 칭찬과 자상함이 자신에게 돌아오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남성의 심리에는 '자기 능력에 대한 칭찬과 인정'을 해 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기를 인정해주는 사람을 위해서 목숨도 바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바로 남성들이랍니다. 그만큼 남성들은 자기존재 가치에 대한 존중을 받고 싶어하고 나아가 능력에 대해 인정받기를 갈구하는 경향이 있지요. 여자는 얼굴에 화장을 곱게 단장했을 때 한층 더 남편에게 귀염을 부리고 싶듯이 남자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권위를 인정받았을 때 아내에게 남자다움을 표현하고 싶은 것이지요. 지금 귀하보다는 바깥사람들에게 더 잘하는 것 같은 남편의 행동을 바꾸려면 일방적으로 그를 비난하고 몰아붙이는 식의 대화는 변화를 가져오기 힘듭니다.

지금 귀하는 '열려진 대화' '솔직한 대화'를 시작하셔야 합니다. 귀하가 남편에게 어떤 사랑을 받길 원하는지 말로 표현하고 특히 아내보다는 바깥의 타인에게 더 잘할 때 아내로서 느끼는 무력감과 분노, 그리고 결혼생활에서 느끼는 슬픔에 대해 '털어놓기'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리하면 남편은 배우자에게 알게 모르게 상처준 것에 대해 뉘우치고 이점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마음 밭갈이 작업을 남편에게만 떠맡겨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행복을 가꾸는 밭에는 귀하도 동참하시길 권유합니다.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서는 그를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달라져야 합니다. 아내가 적어도 바깥사람들보다는 훨씬 더 많이 남편을 인정하고 존경하는 태도가 더해질 때, 남편의 그윽한 사랑은 온전히 귀하의 것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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