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년전 복수' 네덜란드, 스페인에 5대1 대승

네덜란드 판페르시·로번 활약…카시야스 477분 '무실점' 마감

예상 밖의 대승이었다. 4년 전인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준우승에 그친 네덜란드가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을 화끈하게 침몰시켰다. 스페인의 베테랑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는 네덜란드의 거친 골 폭풍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네덜란드는 14일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폰치노바 경기장에서 열린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2골씩 터뜨린 로빈 판 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의 활약을 앞세워 스페인을 5대1로 대파했다. 남아공 대회 결승전의 리턴매치로 관심을 끈 이날 경기에서 네덜란드는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을 가볍게 물리치면서 4년 전 아픔을 달랬다. 반면 남아공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1대0으로 물리치고 우승했던 스페인은 이날 경기에서 무려 5골을 헌납해 4년 전보다 전력이 상당히 약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유의 '티키타카'(스페인어로 탁구공이 왔다갔다 한다는 뜻'짧은 패스를 주고받는 경기 스타일)도 네덜란드의 힘과 압박 앞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노출했다.

스페인은 선제골을 넣으며 기분 좋게 시작했다. 디에고 코스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키커로 나선 사비 알론소(레알 마드리드)가 가볍게 넣었다. 그러나 스페인의 기세는 거기까지였다. 네덜란드는 전반 44분 달레이 블린트(아약스)가 하프라인 근처에서 길게 빼준 공을 판 페르시가 그림 같은 다이빙 헤딩 골로 연결, 동점을 만들었다.

네덜란드는 후반 8분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의 골로 역전에 성공하면서 분위기를 완전히 주도했다. 블린트가 또다시 스페인 수비 뒷공간으로 공을 띄워 줬고 로번이 이를 받아 스페인 수비수 헤라르드 피케(바르셀로나)를 제치고 왼발로 차 넣었다.

역전당한 스페인은 코스타가 브루누 마르팅스 인디(페예노르트)와 기 싸움을 벌이다 박치기를 하는 등 심리적으로 쫓기는 모습도 보였다. 네덜란드는 후반 19분 스테판 더프레이(페예노르트)가 헤딩 골을 더해 승기를 잡았다. 패색이 짙어진 스페인은 나머지 2골을 어이없게 내주며 굴욕을 당했다. 후반 27분 스페인 골키퍼 카시야스가 골대 근처에서 수비수에게 골을 넘겨받다가 판 페르시에게 볼을 빼앗겨 골을 허용했다. 후반 35분에는 로번이 페널티 지역 오른쪽으로 볼을 몰고 가면서 카시야스를 완전히 제쳐내고서 여유롭게 왼쪽으로 방향을 전환해 가볍게 골을 넣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433분 무실점을 기록한 카시야스는 이날 전반 44분 실점하면서 월드컵 본선 무실점 기록을 477분에서 끝냈다. 이 부분 최고 기록은 월터 젱가(이탈리아)가 19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 세운 517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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