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국 브라질의 성적이 월드컵에 반감을 표시하고 있는 자국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대회 개최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보건'교육'교통 등 내부 시스템 개선에 쓸 것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反) 월드컵 시위가 1년 전부터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달 13일 취재진이 찾은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 앞에는 대규모 군경이 배치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었다. 스타디움 자체도 곳곳의 공사가 덜 된 상태였지만 시위는 성공적인 대회 개최에 훨씬 치명적이라 우려를 자아낼 수밖에 없다.
상황은 브라질이 13일 개막전에서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3대1 완승을 거둔 뒤에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위가 잦아들지 않으면서 15일에는 각국 경기가 열린 주요 도시에서 최소 18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콜롬비아와 그리스의 경기가 열린 벨루오리존치에서는 이날 약 200명의 시위대가 경기장까지 행진하려다 경찰과 충돌, 15명이 검거됐다. 또 코스타리카와 우루과이의 경기가 열린 포르탈레자에서도 100여 명의 시위대가 주경기장으로 향하다 3명이 경찰에게 붙잡혔다. 특히 월드컵 개막을 전후해 시위 규모는 줄어드는 대신 시위 방식은 훨씬 과격해지는 양상이다.
상파울루 교민신문 '좋은 아침'의 고대웅 발행인은 "개막전 중 전광판에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얼굴이 나오자 야유가 쏟아지는 등 시민들이 정치와 스포츠를 별개로 생각하는 듯하다"면서도 "브라질 국민 정서상 앞으로는 시위보다 자국의 우승을 응원하는 분위기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브라질 연방정부는 자국 경기가 개최되는 날의 경우 각 주(州)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선포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상파울루시 등 일부 지방정부는 자국의 예선 2, 3차전을 공휴일로 결정하지 않은 상태이다. 상파울루에서는 이달 27일 한국대표팀이 벨기에와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브라질 쿠이아바에서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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