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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서 인생 2막 찾는 '6070'…노인복지관 '은빛공연단' 인기

올 3월 대구광역시노인종합복지관 노인일자리사업의 일환으로 창단된
올 3월 대구광역시노인종합복지관 노인일자리사업의 일환으로 창단된 '은빛공연단' 발대식.

'인생을 살며 배워 두었던 재능으로 노년의 행복을 만들어 간다.'

'은빛 공연단' 회원 40명의 인생 모토 내지 삶의 이정표가 되고 있고 있는 이 말은 재능기부를 통한 봉사가 자칫 우울해지기 쉬운 노년의 삶에 얼마나 큰 활력소가 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올 3월 대구광역시노인종합복지관의 노인일자리사업 일환으로 무용, 음악, 댄스, 국악, 사물놀이 등 공연이 가능한 어르신들이 오디션을 통해 모인 '은빛 공연단'은 지역사회 복지시설과 소외계층에게 찾아가는 정기 공연을 통해 자신들의 행복은 물론 관람객들에게도 큰 기쁨을 선사하고 있다.

84세 최고령부터 60세 최연소 회원을 포함, 평균 연령 70대의 이 공연단은 창단 이후 10명씩 4개 팀으로 나눠 지난 4개월 동안 경로당 27회, 사회복지기관 17회, 기타 치매센터와 노인요양센터 3회의 공연 기록을 갖고 있다.

조장을 맡아 팀원들과 공연 준비를 하던 방종현 씨는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의 공연무대를 위해 각 팀은 일주일 한 번 복지관에 모여 공연 프로그램을 짜고 연습을 한다"고 밝혔다.

댄스를 맡은 이승호(71) 씨는 "건강도 챙기고 사회 속에서 친구들도 사귈 수 있어 참 좋다"고 말했고, 하모니카를 부는 안경옥(65) 씨는 "즐거워하시는 어르신(?)을 보며 나의 미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 더욱 흥겹다"며 입가에 웃음꽃을 피웠다. 특히 이운학(79) 씨는 오디션엔 떨어졌지만 스스로 공연단의 심부름꾼을 자처하면 온갖 뒤치다꺼리를 도맡아 할 만큼 적극적이다.

파티댄스를 추는 고미희(72) 씨는 "몸이 불편하고 나들이를 못하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좋다"고 말했고, 하모니카 연주를 맡은 장태선(70) 씨는 "무대를 떠날 때마다 마치 아기를 놔두고 오는 애절함이 묻어난다"고 말꼬리를 흐렸다.

공연이 이어지면서 인기스타도 탄생했다. 20년 경력의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이종권(72) 씨는 가는 곳마다 '인기 짱'이고, 최고령 임정열(84) 씨의 30년 내공 한국무용은 경로당 공연에서 단연 압권이다. 이뿐만 아니다. 경기 민요팀의 이영자(70), 곽귀란(71), 김철희((68), 윤춘자(74) 씨의 팀워크는 어느 무대에 서더라도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받는다.

이들의 공연신청은 대구광역시노인종합복지관(053-766-6011)으로 연락하면 가능하다.

◇은빛공연단 회원=임정열, 송계순, 박종순, 이태입, 김순남, 김윤이, 윤춘자, 홍화수, 성숙자, 박재학, 이종권, 이미자, 고미희, 곽귀란, 황성연, 이태룡, 정길자, 변춘열, 손청자, 최금행, 이승호, 마순강, 이영자, 손순하, 김철희, 고인섭, 장태선, 방종현, 예봉자, 김영순, 신순복, 민기식, 김준영, 성판순, 안경옥, 조영환, 박이춘, 손태섭, 안경자, 권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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