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킁킁∼ 사람 살렸다, 3개월 犬公의 활약…인명구조견 '제우스'

뛰어난 후각 실력 발휘 실종 송전탑 근로자 찾아

깊은 산 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을 인명구조견이 찾아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진은 인명을 구조한 구조견 제우스.
깊은 산 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을 인명구조견이 찾아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진은 인명을 구조한 구조견 제우스.

깊은 산 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을 인명구조견이 찾아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수색이 힘든 산간오지에 실종자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구조견들이 두드러진 활약상을 보이고 있다.

이달 10일 오전 6시 30분쯤 경북 울진군에서 송전 철탑 건설작업을 하던 근로자 이모(36) 씨가 다른 근로자들보다 앞서 하산하는 과정에서 길을 잃고 실종됐다. 통상적으로 근로자들은 모여 함께 산을 내려오지만 이날은 이 씨 혼자 먼저 내려오다 길을 잃고 연락이 끊겼다.

같은 날 오후 8시쯤 송전 철탑 작업장의 현장소장은 이 씨가 실종된 사실을 알고 119상황실로 즉각 신고했다. 출동지령을 받은 울진소방서 119구조대는 다음날인 11일 0시 30분까지 1차 현장수색을 벌인 데 이어 같은 날 오전 5시 30분부터 오전 10시 30분까지 2차 현장수색 등에 장비 11대, 70여 명의 인력을 투입했으나 산세가 너무 험해 실종자를 찾지 못했다.

구조대는 2차 수색에서도 실종자를 찾지 못하자 경상북도 119특수구조단에 인명구조견 투입을 요청했다. 119특수구조단은 인명구조견을 즉시 보냈고, 구조대원들은 인명구조견과 함께 재수색에 나서 결국 11일 오후 1시쯤 구조견 '제우스'가 불영계곡 인근 7부 능선 계곡에서 이 씨를 발견, 극적으로 구조했다. 사고발생 17시간 만에 실종자를 발견해낸 것이다.

이 씨는 약간의 탈수 증상이 있었지만 다행히 큰 외상은 없었으며, 119구조대원들이 발견 즉시 병원으로 옮겼다.

인명구조견 래브라도 리트리버인 제우스(3살, 수컷)는 지난 5월에 배치된 새내기 인명구조견이지만 수색 능력만큼은 최고라고 경북소방본부는 설명했다. 이달 수색구조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한 것. 제우스는 소방방재청 중앙119구조본부가 양성한 인명구조견이다.

경북도 소방본부 119특수구조단 소속의 또 다른 인명구조견인 '세력'(8살, 수컷)도 이달 12일 충북 황정산에서 실종된 등산객을 이틀 뒤인 14일 오후 3시쯤 산정상 인근 계곡에서 발견해 인근 119구급대가 안전하게 구조, 이송할 수 있도록 도왔다.

경북도 소방본부 인명구조견센터는 2008년 11월 1일 문을 연 뒤 이달까지 235차례 인명검색 현장에 투입돼 18명을 구조했다. 모두 3두의 인명구조견과 3명의 핸들러가 24시간 365일 근무하고 있다.

인명구조견의 후각능력은 사람보다 1천~1만 배 이상 뛰어나고, 조난자의 냄새를 1㎞ 떨어진 거리에서도 감지할 수 있다고 소방본부는 설명했다. 청각은 사람보다 40배 이상 뛰어나며, 무엇보다 수색능력이 구조대원 30~60명 몫을 한다는 것. 산악사고나 가출한 치매노인, 자살자 수색 등 인명검색 현장에서 대활약하고 있다고 소방본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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