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는 신경 쓰지 마라. 일만 열심히 하라."
새로 바뀐 일부 시장'군수들이 '일 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며 인사를 미루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물갈이 인사'에 따른 공직 사회의 동요를 막겠다는 것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17일 "2천여 공무원들이 인사 때문에 동요하면 안 된다. 인사를 미루겠다"고 했다.
이 시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취임 후 아직 업무 파악이 덜 된데다 승진 및 전보 대상 공무원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인사가 가능하다"며 이 같은 뜻을 내비쳤다. 그는 또 공무원의 특성상 연공서열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일에 대한 성과와 능력도 고려 대상이라고 언급했다.
이 시장은 "일단 당장 결원이 생긴 5급 두 자리에 대해서는 조만간 인사를 하고 나머지 승진 및 보직 인사는 내년 6월과 12월 정년 및 공로연수 대상인 55년생 이상 4, 5급 국과장이 20여 명 안팎에 이름에 따라 올 연말쯤 한다는 계획"이라고 했다.
인사를 앞당길 수 있는 변수는 이들이 시장의 인사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용퇴를 할 경우 가능하지만 현재로서는 실현되기 어렵다는 것이 직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정년이 2년 6개월이나 남은 정기태 건설도시국장은 이달 9일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명퇴를 신청했다.
이 시장은 "공무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승진 및 보직 인사인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연공서열과 능력을 모두 감안해 좋은 인재가 적재적소에 배치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농림부 차관 출신인 김주수 의성군수도 "전문기관에 조직을 진단하게 한 뒤 인사 문제를 검토하겠다. 앞으로 공직사회를 일만 하는 분위기로 바꿔나가겠다"고 했다.
농업기술센터와 유통축산과, 농정과 등 농업 관련 부서와 노인복지과, 주민생활지원과 등 업무가 비슷하거나 중복된 부서에 대한 업무를 진단한 뒤 인력을 적절하게 배치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군수는 인사 방침과 관련, "앞으로 인사는 연공서열을 깨고 능력 위주 인사를 하겠다. 인사를 부탁하는 공무원이 있으면 후순위로 배치하겠다"고 했다.
김 군수는 일하는 문화도 바꾸고 있다. 김 군수 취임 이후 간부 공무원들은 오전 7시에 출근, 보고용 서류를 검토한 후 7시 30분 김 군수가 출근하면 결재를 받는다.
오전 8시부터 시작되는 간부회의도 토론 방식으로 1시간 정도 진행된다. 과거에 없던 일로 간부 공무원들은 보고를 위해 늦은 밤까지 공부하고 있다.
한 간부 공무원은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결재를 받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질책을 받는다"며"공부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군수는 "'향후 10년을 위한 장기 발전 계획'을 만든 뒤 이 계획을 들고 다음 달 초 6급 이상 모든 공무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토론회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의성 이희대 기자 hdlee@msnet.co.kr 포항 이상원 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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