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심후섭의 "옛날 옛적에…"] 후덕한 사람은 언젠가

얘야, 다른 사람에게 은혜를 많이 베풀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 것 같니?

옛 중국 진(秦)나라에 목공(穆公)이라는 임금이 있었어. 이 임금은 후덕하기로 이름 높았어.

이 무렵 이웃 진(晉)나라에는 이오(夷吾)라는 임금이 있었는데, 이오는 포악할 뿐만 아니라 약속을 잘 지키지 않았어.

이오가 왕위에 오르기 전 외국으로 쫓겨 가 있을 때에, 이오는 목공에게 자기를 도와주면 나중에 자기 나라 여덟 개의 성(城)을 떼어 주겠다고 약속을 했어. 그런데 그 약속을 지키기는커녕 도리어 자기 나라에 흉년이 들자 목공에게 식량을 꾸어달라고 요청해 왔어.

"안 됩니다. 이오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몹쓸 인간입니다. 언제 또 우리에게 달려들지 모릅니다."

진(秦)나라의 많은 신하들이 반대하였어. 심지어 이오에게 괴롭힘을 당한 신하들은 목공에게 이 기회에 아예 이오를 쳐부수어 버리자고 주장하였어.

이때, 공손지(公孫枝)라는 신하가 "기근과 풍년은 번갈아 일어나는 일이니 원조해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도 흉년이 들 때가 있습니다"라고 하자, 또한 백리혜(百里傒)라는 신하도 "이오가 우리 임금님에게 죄를 진 것이지 그 백성들에게야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라고 했어.

이에 목공은 진(晉)나라에 식량을 보내주었어.

그 뒤, 과연 진(秦)나라에도 흉년이 들었어.

이번에는 목공이 이오에게 식량을 보내주도록 부탁을 했어.

그런데 이오는 "지금이 나라를 빼앗을 좋은 기회이다"라며 도리어 진나라로 쳐들어왔어. 그 바람에 목공은 이오의 군사들에게 둘러싸여 목숨이 위태롭게 되었어.

그때였어.

"이오를 물리치고 목공을 구해 드리자."

어디에선가 허름한 복장이었지만 용맹한 사람들 300여 명이 갑자기 나타나더니 목공을 도와주었어. 그리하여 이오는 사로잡히고 목공은 무사할 수 있었어.

"그대들은 누구인데 나를 도와주는 것이오?"

"네, 임금님. 저희들은 국경지대 깊은 산 속에서 살아가는 천한 백성들입니다. 저희들이 몇 해 전에 임금님이 아끼시는 말을 모르고 잡아먹지 않았습니까? 그때 저희들은 먹을 것이 없어서 닥치는 대로 먹을 걸 구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때 임금님께서는 저희들을 벌주실 수도 있었는데, 도리어 술까지 내리면서 저희들을 구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언제나 임금님을 도와드리려고 기회를 보고 있었습니다."

"허, 그것 참 고마운 일이오. 자, 산 속에서 고생할 것이 아니라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 되어 주시오."

그래서 목공은 더욱 튼튼하게 나라를 지켜나갈 수가 있었단다.

어때, 물은 낮은 데로 흘러간다더니 모든 일은 베푸는 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분명해 보이는구나.

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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