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관심병사, 내치지 말고 보듬을 방법 찾기를

군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불안하기 짝이 없다. 가혹한 구타에 시달리던 윤 일병 사망 사건이 터지더니 같은 28사단에 근무하던 병사 2명이 동반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 다음 날에는 사격 훈련을 하던 3군 사령부 직할 부대 병사가 자신의 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살한 3명은 모두 관심병사였다. 윤 일병을 구타 사망케 한 이 모 병장도 소위 관심병사였다. 군이 특별 관리하겠다며 '관심병사'로 분류하고선 실제론 방치해 발생한 일들이다. 사고가 터지면 그 원인을 관심병사 탓으로만 돌려서는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

관심병사의 정식 명칭은 보호관심병이다. 군 생활 적응이 힘들거나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어 특별 관리하겠다며 도입된 제도다. 입대 전 병무청 신체검사에서의 인성검사나, 입대 초기 가입소 기간에 행해지는 인성검사, 군생활 중 지휘관과의 면담 등을 통해 선별된다.

올해 6월 말 현재 관심병사로 분류된 현역병은 모두 8만 800명, 전체 현역 병사의 23%에 이를 정도다. 이 중 자살 우려자, 사고 유발 고위험자를 정도에 따라 A'B급으로 분류하고 나머지 경미한 자는 C급으로 분류해뒀다. 현재 A급 관심병사만 8천600여 명, B급 관심병사는 1만 9천500여 명이 입대해 있다. 관심병사에게는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지금처럼 지정만 해 두고선 방치한다면 애당초 이런 제도를 운영하지 않음만 못하다. 관심병사로 분류되는 자체를 치욕으로 생각하고 기피하게 된다면 문제를 더 악화시킬 따름이다.

관심병사는 피하거나 왕따시킬 대상이 아니라 그야말로 보호하고 보듬어야 할 대상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군은 물론 사회 전체적으로 관심병사들이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줘야 한다. 장병들이 사고를 치는 것은 그야말로 아무 곳도 의지할 데가 없어서일 경우가 많다. 강제 징집으로 입대한 상태서 그릇된 군대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게 되면 극단적인 선택으로 흐르기 십상이다. 관심병사들이 더 이상 홀로 상처받지 않고 도움을 통해 현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제도 마련을 통해 군은 병영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 그래야 군을 향한 국민 불안도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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