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위안부 할머니·꽃동네 장애인·세월호 참사 가족 아픔 껴안는다

낮은 곳으로의 행보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하루 앞둔 13일 오후 천주교 대구대교구 관덕정 순교기념관에 124위 순교자 시복을 경축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하루 앞둔 13일 오후 천주교 대구대교구 관덕정 순교기념관에 124위 순교자 시복을 경축하는 '순교자의 이끌림, 124위' 현수막이 내걸려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관덕정 순교기념관은 14~28일 반월당 지하철역 만남의 광장에서 "교황님, 반월당에서 만나다!" 공간을 운영하고, 프란치스코 교황 관련 자료를 전시, 시민들에게 교황의 영성과 가톨릭교회를 알릴 계획이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만나고, 정의를 위해 나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가 한국에서도 이어진다. 방한 일정 중 세월호 참사 유가족, 꽃동네 장애인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밀양 송전탑 주민들,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 쌍용자동차 해고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우선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직후 세월호 참사 유가족 10명과 만난다. 이때 현재 전국을 걸어서 순례 중인 유가족 3명이 그들이 지고 다니는 십자가를 교황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세월호참사가족대책위에 따르면 유가족들은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시복식'에서도 교황과 만나고, 17일 '아시아청년대회 폐막 미사' 때는 세월호 사고 생존 학생 및 부모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교황은 세월호 사고가 터진 지난 4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세월호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해 기도하자는 글을 남기는 등 세월호 사고 당사자들에게 큰 관심을 나타냈다.

교황은 16일 오후 장애인요양시설인 충북 음성 꽃동네로 이동해 이곳에서 생활하는 장애인들과 만난다. 이곳 장애인들은 자신들이 직접 그린 초상화, 손이 없어 발가락으로 접은 종이학 등을 교황에게 선물하고, 환영공연을 할 계획이다. 교황에게 꽃다발을 전달할 화동도 두 팔이 없는 소녀로, 수녀의 도움을 받아 증정식을 치를 것으로 알려졌다.

방한 마지막 날인 18일 일정은 낮은 곳으로 임하는 교황 행보의 하이라이트다. 이날 오전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한국사회의 대표적 갈등 사례 속 약자들과 만난다. 쌍용자동차 해고자들과 해군기지가 건설 중인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 밀양 송전탑 건설 예정지역 주민들 등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도 만난다. 교황은 미사 직후 위안부 피해자인 고 김순덕 할머니가 그린 '못다 핀 꽃' 작품을 전달받는다. 이 작품은 김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자들의 한과 고통을 알리기 위해 1995년에 그린 것이다.

교황방한위원회 제공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