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내 인생의 전부입니다. 좋아하는 음악을 통해 희망의 소리를 나눈 것뿐인데 너무 큰 상을 받았습니다."
10여 년째 소외된 이웃에게 우리 소리로 재능기부를 펼쳐온 서유숙(68) 씨가 지난달 18, 19일 광주향교에서 열린 전국시조경창대회에서 장원을 차지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 씨는 "노래는 나의 분신이다. 자신의 노래를 즐겁게 들어주고 행복해 하는 어르신들로 인해 새 삶을 얻었다"며 수상소감을 어르신들께로 돌렸다.
대구가 고향인 서 씨는 2002년도 남편이 갑작스런 위암말기 판정을 받자 33년간의 교직생활을 마감하고 명예 퇴직했다.
이후 서 씨는 50대 중반에 시어머니가 돌아가신지 40일 만에 남편마저 세상을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3년 여간 방황의 시간을 보낸 서 씨는 평생 꿈꾸던 노래를 다시 시작하면서 이모작인생 전환기를 맞이했다.
2007년 서 씨는 대구 서구에 있는 한 국악원에서 시조창 대금반주를 해 주던 정재복 씨를 통해 소릿재 봉사단에 가입한 후 소외된 이웃에게 노래를 불러주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서 씨가 매월 재능 봉사를 나가는 곳은 중구 어르신마을 외에도 성심병원과 도시철도 이곡역, 용산역 등 5곳이 넘는다.
또한 서 씨는 2000년도 결성한 현직 및 퇴직 음악 교사들로 구성된 '교사음악회 관현악단' 정기연주회와 교회와 사찰 등 꽃꽂이 봉사도 10여 년째 해오고 있다.
몇 년 전부터 다리에 힘이 없어 걷기조차 힘든 상황에서도 어르신들이 반기는 무대에 서면 왠지 기운이 솟구치고 세상을 다 얻은 듯 희열을 느낀다는 서 씨는 자신의 나이 일흔 살이 되는 해에 시조창, 거문고, 아쟁 등 일생 분신처럼 짝사랑한 자신의 일생을 담은 '나만의 무대'를 가져보는 것이 꿈이다.
글 사진 오금희 시민기자 ohkh7510@naver.com
멘토 이종민 기자 chunghama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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