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 인생의 멘토] <10>김영석 영천시장-정책 자문역 홍철 대구가톨릭대 총장

"총장님은 영천 발전 방향 제시한 스승 같은 분"

김영석(왼쪽) 영천시장은 영천 발전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게 정책 조언을 해준 홍철 대구가톨릭대 총장을 최고의 멘토라고 했다. 김 시장과 홍 총장이 대구가톨릭대 본관 앞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영천시 제공
김영석(왼쪽) 영천시장은 영천 발전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게 정책 조언을 해준 홍철 대구가톨릭대 총장을 최고의 멘토라고 했다. 김 시장과 홍 총장이 대구가톨릭대 본관 앞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영천시 제공

김영석(62) 영천시장은 외교관 출신의 영천 첫 3선 단체장이다. 영천 금호읍 삼호리에서 태어나 금호초교, 금호중, 성광고,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사관학교 졸업 후에도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외교안보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 과학기술정책과정을 수료하는 등 학구열을 불태웠다. 외교관으로 하와이 주재 총영사관 영사, 나이지리아 주재 대사관 참사관, 불가리아 주재 대사관 참사관 등을 지냈다. 2007년 12월 영천시장 재선거에 도전, 영천시장에 당선됐으며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했다.

김 시장은 초선 당시 영천에는 제대로 된 산업단지 한 곳이 없었다며 글로벌 시대에 맞춰 영천 발전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 준 홍철(69) 대구가톨릭대 총장을 최고의 멘토로 꼽았다.

홍 총장은 국토개발연구원 수석연구원, 대통령비서실 경제비서관, 건설교통부 차관보, 국토연구원장, 인천대 총장, 대구경북연구원장,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쳐 지난해 1월 대구가톨릭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영천 발전방향을 제시한 스승 같은 분입니다"

김 시장은 홍 총장이 스승 같은 분이라고 했다. 대구경북연구원장으로 재직할 때부터 산업단지, 항공산업, 말산업 등 영천 발전의 전반적인 방향을 제시해줬다는 것이다.

지난달 26일 대구가톨릭대 총장실을 직접 찾은 김 시장. 홍 총장은 더 일찍 김 시장을 보고 싶은 마음에 약속시간보다 20분 전에 대구가톨릭대 본관 앞으로 마중을 나왔다. 홍 총장은 기다리는 동안 2007년 영천시장 재선거 때부터 김 시장과 인연을 맺고 산업단지 조성을 비롯한 영천 발전방안에 대한 조언을 해왔다고 귀띔했다.

"아따, 뭐 이래 나와계십니까?" "저수지는 괜찮아요?" 김 시장과 홍 총장은 반갑게 두 손을 잡으며 인사말을 나눈 뒤 환하게 웃으며 총장실로 향했다.

김 시장은 말 조각품을 홍 총장에게 선물하며 "영천시가 구입한 경주마 '스타영천마'가 9월부터 서울경마공원에서 뛰게 된다"고 소개했다.

홍 총장은 "영천이 대구, 경북, 경남, 울산 등의 중심지로 한국마사회로부터 접근성과 경제성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경마공원을 유치해 조성 중이다. 대구, 구미, 포항, 울산, 창원 등 인근 도시의 다양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시장은 현재 기본계획이 나온 영천경마공원의 경우, 가족이나 연인끼리 즐겨 찾을 수 있도록 전체를 공원화해 관광테마파크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 총장은 "대구경북에서 가장 발전 가능성이 높은 영천이 그동안 지역 내 갈등으로 정체돼 있었다. 2007년 재선거에서 김 시장이 당선된 뒤 화합을 이끌어내 영천이 제대로 임자를 만났다. 경부고속도로, 대구~포항 고속도로, 건설 중인 상주∼영천 고속도로 등으로 접근성이 좋은 영천이 대구경북에서 산업단지로서 최고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 경제자유구역도 2곳이나 지정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3년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에 투자한 외국인 기업 12곳 중 7곳이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에 둥지를 틀었다.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에 투자한 외국인 기업은 일본의 ㈜다이셀, NOK㈜, DIC, 프랑스 ㈜포레시아, ㈜페녹스, 미국 ㈜BWA, 대만 리펭징 등 7곳이다.

◆"나도 김 시장과 호흡이 가장 잘 맞아요"

"대구경북연구원장 시절부터 대구경북의 기초자치단체장 중 김 시장과 호흡이 제일 잘 맞았습니다. 김 시장은 외교관 생활로 국제 감각도 있어 한마디 하면 금방 알아차립니다." 홍 총장은 영천에 외국인 기업들이 많이 투자했다는 얘기를 하며 김 시장이 공무원들과 힘을 합쳐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격려했다.

"김 시장은 표를 의식하지 않고 일에만 집중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을 열심히 하고 나면 표는 저절로 따라오지만, 표를 의식하면 정작 유권자들이 표를 주지 않습니다."

홍 총장의 칭찬이 이어지자 김 시장은 "국내외를 읽는 총장님의 시각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총장님 말씀을 들으면 시야가 넓어진다"며 겸손하게 대답했다.

홍 총장은 대외 행사에 거의 참석하지 않지만 지난 6'4지방선거 때 김 시장의 출정식에는 축사를 하며 격려하기도 했다.

홍 총장은 "영천은 뜨는 도시다. 우선 보잉의 비행기가 뜬다. 김 시장이 짧은 기간에 기업을 많이 유치해 영천을 확 바꿔놓았다"며 신성장동력산업을 계속 육성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김 시장은 "영천의 군사시설보호구역 1천892만6천㎡ 중 제2탄약창 1지역 106만㎡를 해제하기로 지난해 국방부와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제2탄약창 2'3지역도 이전을 추진해 영천 발전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늘 처음처럼 소통하고 화합해야"

홍 총장은 "영천의 모도시는 대구다. 대구와 역할을 분담해 기업을 유치하고 젊은이들을 끌어들여야 영천이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가 100% 분양돼 한창 공장을 짓고 있다. 최근 아파트 건설과 함께 영천 인구도 늘어 도시의 활력을 되찾고 있다"고 했다.

김 시장은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의해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를 141만㎡ 규모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보잉의 항공전자 유지'보수'정비(MRO)센터,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메디컬몰드(의료기기 금형) 생산기술센터, 자동차부품기업 등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홍 총장과 김 시장의 지역에 대한 즐거운 대화는 대구가톨릭대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중에도 계속됐다. 점심식사는 김 시장의 '대구가톨릭대와 영천시의 발전을 위한 건배' 제의로 시작됐다.

김 시장이 식탁에 놓인 초콜릿 과자 문구 'ACE'(학부교육 선도대학)에 대해 질문하자 홍 총장이 자세하게 설명했다.

홍 총장은 "ACE사업은 '잘 가르치는 대학'의 모델 창출 및 확산을 위해 교육부 주관으로 4년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0년 선정된 대구가톨릭대는 최근 대구경북 지역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ACE사업에 재선정됐다"고 밝혔다.

홍 총장은 또 "대구가톨릭대의 8개 사업단이 교육부의 대학특성화사업에 선정됐다. 대구가톨릭대 내 글로벌비즈니스, 바이오-메디, 문화예술 등 3대 분야 8개 사업단이 52억원을 지원받게 됐다"고 소개했다.

김 시장은 "영천시 녹전동에 메디컬몰드 생산기술센터가 들어온다. 대구가톨릭의 메디 분야 연구소가 영천에 온다면 부지를 비롯해 적극 지원에 나서겠다"고 협력 의사를 밝혔다.

홍 총장은 "영천의 발전을 위해서는 산업단지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리더십이 중요하다. 늘 처음처럼 소통하고 화합하는 자세로 일해 달라"며 김 시장에게 덕담했다.

김 시장은 "최선을 다해 일하고 간절하게 원하면 통한다. 보잉도 다른 지자체에서 땅과 건물을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영천시의 성의와 진심을 알고 영천 녹전동에 깃발을 꽂았다.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화합을 다지며 열심히 일하겠다"고 답했다.

홍 총장은 "화합이 처음이자 마지막이고 모든 것"이라며 화합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 시장은 "고맙습니다. 많이 가르쳐 주십시오"라며 홍 총장과 악수를 나눈 뒤 다시 영천시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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