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 '원톱' 체제가 공고화되면서 현 정권 창출의 일등공신인 친박(親朴)의 영향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친박 본산인 대구경북 정치권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대구경북 국회의원 대다수가 당직에서 밀려난데다, 최근 20대 총선을 염두에 두고 꾸려진 '보수혁신위원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등 'TK 홀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역 국회의원들은 아무런 저항조차 못하고, 일부는 오히려 '무대'(김무성 대표)에게 줄을 대면서 대구경북 정치권의 위상이 땅에 떨어졌다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활성화 정책을 펴는 데 대해 김무성 대표가 잇따라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에서도 지역 정치권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방관만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내 경북 출신 한 인사는 "박근혜정부를 창출한 일등공신인 친박이 2년 새 지리멸렬했다. 여당 내에서 김무성 대표를 위시한 부산경남이 득세를 하면서 친박의 본산인 대구경북 정치권의 위상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대구경북 의원들도 한심하다. 모든 이들이 비판해도 현 정부를 감싸고 도와야 할 명분이 있는 곳이 대구경북"이라면서 "그러나 힘을 실어줘도 모자랄 판에 강 건너 불구경하거나 오히려 당 실세에게 잘 보이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고 혀를 찼다.
실제로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김무성 대표의 대립각은 연일 이어지고 있다. 경제살리기의 중책을 맡은 최 부총리가 '사내 유보금 과세 방안'을 핵심 정책으로 발표하자, 김 대표는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 24일엔 재정건전성을 두고 두 사람이 '2라운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 지역 정치인은 "출범 직후 가시밭길을 걸었던 박근혜정부가 최근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맨 선두에 최 부총리가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요즘 새누리당을 보면 집권여당처럼 보이지 않는다"면서 "특히 현 정부 창출의 일등공신이면서 도와줘야 할 백그라운드인 대구경북 정치권이 넋을 놓고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고 있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대통령과 최 부총리를 가장 강력하게 지원해야 함에도 당 대표의 눈치를 보느라 스스로 제 구실을 하지 않고 있는 대구경북 정치권에 대한 쓴소리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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