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꼴찌들의 도전이 대회를 더 풍요롭게 하고 있다. 대회가 중반을 넘으면서 국가 간 순위 다툼이 치열한 가운데 몰디브, 몽골, 네팔 등 일부 국가 선수들은 순위와 관계없이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으로 박수를 받고 있다.
몰디브 여자 축구 대표팀은 조별 예선 3경기에서 모두 38실점을 했다. 득점은 0이다. 인도에 0대15, 태국에 0대10, 한국에 0대13으로 패했다. 경찰과 군인, 정부기관 공무원으로 구성된 선수들은 경기에 패한 뒤 오히려 이긴 선수들보다 더 환한 표정을 지었다. 지켜보는 관중이 미안할 정도였다.
몰디브는 다른 종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에 7대57, 일본에 0대79로 져 예선 탈락했다. 수영에서도 꼴찌를 도맡았다.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예선 1조에서는 7명의 출전자 중에서 몰디브 선수 두 명이 나란히 6, 7위에 머물렀다. 6위 이스마일 무타심 아드난은 5분10초34, 7위 무발 아잠 이브라힘은 5분29초40이었다. 금메달을 딴 중국 쑨양(3분43초23)과 2분 가까이 차이가 났다. 하지만 관중들은 힘겹게 골인하는 이브라힘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재미있는 것은 몰디브는 인도양 북쪽의 작은 섬나라라는 점이다. 평생을 바다와 맞닿아 살지만 수영 실력은 그야말로 '꽝'이었다. 더욱이 몰디브는 5세부터 13세까지 학교에서 수영을 의무적으로 가르친다. 이에 대해 몰디브 대표팀 이스마일 파루한 코치는 "몰디브인에게 수영은 생존 조건이다. 승부가 아니다"고 설명한다.
몽골 야구 대표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몽골은 중국에 0대15, 파키스탄에 0대25, 일본에 0대21로 전패했다. 4년 전 광저우 대회에서 배트 한 자루만 들고 출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네팔 여자 농구 대표팀도 아시안게임에서는 명함을 내밀기 어려운 수준이다. 네팔은 카자흐스탄과의 경기에서 35대106으로 크게 졌다.
이창환 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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