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1회 예천세계활축제] 축제 속 또 다른 볼거리

조선 國技 '무예 24기' 공연, 활 심포지엄도 개최

◆무예 24기 공연

조선의 국기(國技), 무예 24기 공연이 15일부터 19일까지 한천체육공원 내 예천세계활축제장에서 하루 두 번 선을 보인다. 공연은 조선시대 갑옷과 구군복을 착용한 군사들이 조선시대 병장기를 사용해 조선의 무혼, 무예 24기를 재현한다.

병사들이 일대일 또는 여러 명이 무기를 들고 나와 먼지를 뽀얗게 일으키며 교전한다. 이때 공격하고 방어하는 대열, 즉 진법도 무예도보통지를 고증해 재현한 것이다. 무예 시범의 하이라이트는 진검 베기. 찰나의 순간에 짚단이 쓰러지고 대나무 토막이 허공으로 날아간다.

무예 24기 시연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상설 문화관광 상품으로 선정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시범단 20명은 모두 무술 유단자로 무예 24기 시연 창단 멤버를 비롯해 최소 5년 이상 공연하면서 단원들의 숙련도와 프로그램 완성도가 높아져 러닝타임 30분이 숨 가쁘게 돌아간다.

시범단 배국진 수석사범은 "단원들은 전통무예를 오래 수련한 무예인으로 동작 하나하나는 모두 조선시대 무예도보통지의 전통을 따른 것"이라며 "전통을 살리면서 관객들이 흥미를 느끼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천활 세계 속에 꽃피운다"…예천세계활축제 국제심포지엄 개최

예천세계활축제 기간 동안 예천활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알리는 학술대회도 함께 진행된다.

예천군과 매일신문사가 주최하고 예천세계활축제 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국제학술심포지엄'이 17일 오전 10시 예천청소년수련관 소극장에서 열린다.

'세계 각국 활축제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는 신도청시대 활의 고장 예천의 도약과 예천세계활축제의 세계적 가치 확보를 위해 마련됐다. 학술대회에는 아시아 전통 활축제 전문가인 스테판셀러(홍콩)의 '세계 각국 활축제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경북무형문화재 권영학 궁장의 '예천활의 역사와 문화', 이건호 디지털 국궁신문 대표의 '한국 활축제의 현황과 전망'을 비롯해 일본·몽골·부탄·중국·미국 등의 '활축제 현황과 전망'에 대한 주제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이어 이정빈 경희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고 충북대학교 최석규 교수, 국궁문화연구회 한창의 회장, 육사 이장송 교수 등이 자유토론자로 나선다.

#실학사상 영향…부국강병 위해

◆무예 24기 탄생 배경

조선은 건국 이후 이렇다 할 큰 전란을 겪지 않고 있다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라는 큰 전란을 연이어 겪으면서 농토가 황폐화되어 국가의 재정이 크게 줄어들었고 백성들은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

전란을 겪으면서 왕의 권위가 크게 떨어져 신료들의 권한이 더 강해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나라의 살림을 맡은 양반사대부들은 붕당을 결성해 갖가지 명분을 걸고 쉼 없는 정쟁을 거듭하면서도 백성들의 어려운 형편은 돌보지 않아 많은 원성이 터져 나오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실학'이다.

실학사상의 등장은 구시대의 사회 체제를 극복하고, 부국강병과 새로운 사회를 이루려는 지식인들 사이의 일련의 사상 체계의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실학자들은 무릇 학문은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데 도움을 주어야 하고, 백성들 실생활에서의 쓰임과 생활을 풍족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조선의 국기(國技) '무예 24기(技)'가 탄생했다.

◆관람 '팁'…무기별 특징

▷장창=기원이나 효능 면에서 모든 창류 중 으뜸이라 할 수 있으며, 무예도보통지에 제일 처음 등록돼 있을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무예이다. 4m 60㎝에 이르는 긴 길이를 가진 무기이며 적의 기마병을 상대하기 위해서 또는 여러 가지 진법에서 활용됐던 무예가 바로 이 장창이다.

▷기창=길이가 짧아 단창이라고도 불렸으며 고려시대에 임금의 수레를 호위하는 군사들이 익혔던 무예이다. 또 진법을 운용할 때 각 대오의 위치와 정렬을 책임졌으며 군대가 이동할 시에 기창수가 진의 이동을 담당했다.

▷쌍수도=길이가 6척 5촌이나 되는 가장 큰 칼이기에 두 손으로 사용, 쌍수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손잡이 바로 윗부분에 노란색 동으로 만든 동호인이라는 부분이 있어 이곳을 잡고 두 손으로 휘두를 수 있다.

▷예도=날카로운 칼이라는 뜻으로 전체 28개의 자세로 구성돼 있으며 담력을 키우는 자세도 함께 수록돼 있다. 예도는 조선검법의 핵심이며 가장 기본적인 칼 쓰는 법이라 할 수 있다.

▷왜검=일본의 검술에서 유래된 것으로 강력한 군사력을 위해서라면 적국 무술의 장점마저도 포용하는 정조대왕의 실용정신을 엿볼 수 있는 검술이다.

▷제독검=1592년 임진왜란 과정에서 우리나라에 온 명나라 장수 이여송의 제독에서 유래됐지만 조선에서 완성돼 전군에 보급된 무예다. 화려한 회전을 통해 공격과 방어를 펼칠 수 있게 구성됐다.

▷본국검=신라의 화랑 황창이 뛰어난 검무로 적국 왕의 이목을 산 뒤 그를 시해하려다 실패로 돌아갔으나 그 기상을 높이 산 신라인들이 그 정신을 기리기 위해 검무를 정립해 전해 내리게 됐다.

▷쌍검=환도 중 가장 짧은 두 개의 칼을 들고 구사하는 검법으로 공격과 방어가 거의 동시에 이루어져 좁은 공간에서 더욱 그 위력을 발휘한다.

▷월도=초승달을 닮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위력이 크고 동선이 넓어 참마도라고도 불렸으며 효종과 사도세자가 열심히 수련했다고 전해진다.

▷권법=모든 창검무예를 익히기 전에 익혔던 무예의 기초과목이며 임진왜란 때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에 전해졌다. 맨손으로 무기 없이 적을 제압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