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정자(73)의 낭독연극 '영영이별 영이별'이 5일(일) 오후 6시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대구 관객들과 만난다.
봉산문화회관이 개관 10주년 기념으로 연극계의 전설, 배우 박정자를 초청한다. 박정자는 1963년 연극 '악령'으로 데뷔한 이후 한 해도 쉬지 않고 지난 50여 년간 130여 편의 연극에 출연했다. 이러한 꾸준함과 함께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늘 관객들을 매료시키는 배우다.
영영이별 영이별은 조선의 여섯 번째 임금인 단종의 비 '정순왕후 송 씨'가 이승을 떠나면서 살아온 세월을 돌이켜보는 모노드라마다. 그의 혼백은 이승을 떠나는 의식인 49재에서 49일 동안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지아비이자 비운의 임금인 단종을 불러본다.
열다섯의 나이에 자신보다 한 살 어린 단종과 정략 혼인해 왕비가 되는 정순왕후 송 씨. 하지만 그로부터 1년 6개월 만에 단종은 훗날 세조가 되는 수양대군의 명으로 영월로 유배를 떠난다. 단종은 결국 다섯 달 만에 죽음을 당하고, 정순왕후 송 씨 자신도 가혹한 운명을 맞이한다. 한 나라의 국모에서 서인으로 추락하고, 걸인과 날품팔이꾼 등으로 살다 여든둘의 나이에 쓸쓸히 세상을 떠난다. 정순왕후 송 씨는 죽고 나서야 먼저 떠난 단종에게 자신의 굴곡졌던 인생사를 하나 둘 털어놓는다. "나는 우는 듯 웃으며 죽었습니다." 참을 수 없는 치욕에 분노로 끓어오르고, 무상한 삶을 체념하며, 지아비와 못다 한 사랑에 애달파한다.
소설 '미실'로 이름을 널리 알린 작가 김별아가 쓴 같은 제목의 소설을 각색해 영상과 연주를 곁들였고, 박정자가 연극과 문학을 결합한 '들려주는 연극'을 펼친다. 이자연의 해금앙상블, 이정엽의 기타 연주, 최치림의 연출이 박정자만을 위한 감동의 낭독 무대를 꾸민다. 전석 3만원. 053)661-3521.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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