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 보는 애견, 1만가구…이웃불편 최소화 인기

지난해 케이블 첫 선, 3개 채널로

애견 전용 채널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애견 채널은 집을 홀로 지키는 시간이 많아 외로움을 많이 타는 개들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한 케이블 방송사가 출시해 현재 애견 채널은 3개로 늘었다. 1만 가구 정도가 애견 채널을 시청하고 있다. 애견 채널만 따로 신청하려면 월 1만원 안팎의 요금을 내야 한다. 애견 채널은 기술적으로 손이 많이 간다. 개는 색맹, 약시인데다 사물의 움직임을 자세히 보는 시각을 지닌 점을 고려해 화면 명암이나 배색을 조정한다. 카메라가 움직이는 속도도 일반 프로그램보다 느려 사람이 보면 다소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다. 화면에서 고주파, 저주파를 가진 소리도 나오는데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는 소리를 개들은 인지할 수 있다.

몰티즈 두 마리를 키우는 허미경(56) 씨는 "개가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외로움을 느끼면 많이 짖어 이웃들이 불편해할 때도 많은데 애견 채널을 틀어 놓고 나가면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애견 프로그램은 수의학자, 동물행동전문가들이 참여해 어떻게 하면 개의 시선을 모으기 위한 영상을 만들 수 있을지 논의해 제작한다. 프로그램 구성도 다양하다. 정글 풍경, 주인과 개가 어울려 노는 장면, 풀숲에서 개가 쉬고 있는 모습 등이 화면으로 나타난다. 프로그램 종류도 힐링, 놀이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개의 집중력은 10분 정도로 짧아 한 프로그램당 방영 시간도 5분 안팎으로 구성된다.

박정윤 채널해피독 프로듀서는 "반려견을 키우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가입자가 늘 것으로 보인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가입하는 경우도 있다. 주인과 강아지가 함께 볼 수 있는 영상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텔레비전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궁극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한다.

오현호 성서종합동물병원 원장은 "외로움을 많이 타는 반려견을 위해 텔레비전을 자주 보여주면 단기적으로는 개의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이는 개의 관심을 다른 것에 돌리는 단기적인 방법일 뿐이다. 주인과 시간을 많이 보내 교감을 자주 느끼도록 하는 것이 개의 분리 불안증이나 외로움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허현정 기자 hhj224@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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