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는 주차전쟁 중'.
대구 남구 구도심의 주택가 좁은 도로마다 차량이 넘쳐나 남구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일 오후 2시 남구 대명2동 남구보건소와 영선시장 일대, 대명로와 이천로 등 주택가 좁은 도로는 주차된 차들로 빼곡했다. 특히 64m 거리의 이천동 관오사 앞길은 폭이 7m 정도임에도 캠프헨리 담벼락 쪽에 차량 8대가 줄지어 주차돼 교행도 불가능했다. 이 길로 들어선 차량은 마주 오는 차량으로 인해 후진하기 일쑤였다.
동네 단위로 있는 공영주차장은 장기주차 차량이 적잖다. 자신의 차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자 자신의 차가 빠진 자리에 자전거나 오토바이, 의자 등을 두는 '얌체족'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불법주차가 아니라 행정조치를 할 수 없다.
좁은 길에 너도나도 주차를 해놓으면서 차량끼리 추돌하거나 긁히는 등 접촉사고가 빈번하다.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24일까지 신고된 교통사고 중 대물피해 사고만 517건이다. 지난 한 해 전체 대물사고가 672건인 점을 감안하면 연말이면 지난해 발생건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선미 남부경찰서 교통조사계장은 "대물사고 신고 현장에 가보면 대부분이 주차된 차들 사이에서 주차하거나 통행하면서 발생한 경우다"고 했다.
남구에는 오래된 단독주택이 많아 조성할 수 있는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남구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남구에 등록된 차량은 5만9천119대이지만, 주차장은 등록 차량의 79%인 4만6천728면에 그치고 있다. 남구 인구(16만4천455명)의 절반인 중구(7만8천225명)의 5만8천445면보다 적은 수준이다. 나머지 1만2천 대의 차량은 주차장이 아닌 골목 구석구석에 세워야 하는 형편이다.
하지만 남구청은 예산 부족 등으로 주차공간을 대폭 늘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대명동에 공영주차장(35면)을 만드는 데 15억원을 들였을 뿐이다. 폐'공가를 헐어 만든 동네 단위 무료 공영주차장 22곳(149면)이 있지만, 주차 문제 해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남구청은 부족한 1만2천 대의 주차공간을 마련하려면 5천억원이나 든다며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야간에 학교 운동장을 주차장 용도로 개방해 주차난에 숨통을 틔우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남구에서 주차장 용도로 개방한 학교는 3곳에 불과하다. 이 학교들은 학생이 없는 야간에 주차할 수 있도록 해 호응을 얻고 있다.
홍성구 남구청 교통과장은 "학교 시설을 활용하면 돈을 들이지 않고 넓은 주차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남구의 27개 학교에 협조 공문을 보내고 설득하고 있지만, 등교시간 학생 안전 문제와 학교시설 파손 등을 우려해 학교들이 꺼리는 상황이다"고 했다.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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