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의 집밥, 외국인도 초대한다

한류 관광객 위한 체험 프로그램

한국의 집밥이 외국인의 입맛도 끌어들이고 있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드라마 장면에 등장하는 집밥에도 외국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 유학생이라도 한국인 친구의 초대를 받지 않으면 집밥을 먹어볼 기회가 좀처럼 없다. 그런 외국인들에게 집밥을 '파는 곳'이 있다. 바로 집밥 공유 플랫폼인 '애니스푼'(http://anispoon.com)이다. 집밥을 요리해 대접할 수 있는 한국인 가정과 외국인들을 연결하는 신개념 '집밥 판매 쇼핑몰'이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인터넷 쇼핑몰처럼 '여의도의 매운닭 요리 '친절한 집주인과 함께 김밥을 만들어 보세요! 등 각 가정이 집밥을 홍보한다. 외국인들은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를 선택한 뒤 마음에 드는 가정의 집밥 요리를 선택하고, 그 가정에 가서 밥도 먹고, 한국 문화도 체험한다. 가격은 1인당 18∼29달러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서울과 경기도에 사는 한국인 가정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아쉽다.

여행자에게 무료로 숙소를 제공하는 웹사이트인 '카우치서핑' (couchsurfing)도 외국인들이 한국 집밥을 체험하는 통로다. 잠자리만 제공하는 칼 같은 사람도 있지만 정 많은 한국인을 만나면 공짜로 한국식 집밥을 먹는 호사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냐키 파스만(24'스페인) 씨는 지난여름 3주간 한국을 여행했다. 서울과 부산, 다른 도시에서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냈고, 진짜 한국인의 삶을 체험하고 싶다는 생각에 대구에서 이틀간 카우치서핑을 했다. 이냐키 씨는 "여행하면서 사귄 친구들과 식사할 때 햄버거나 피자를 먹고, 맥줏집에 갔기 때문에 한국 집밥을 먹어볼 기회는 없었다"며 "내 호스트는 혼자 사는 20대 직장인이었는데 바쁜 시간을 쪼개 비빔밥과 불고기를 만들어줬다. '비빔밥은 숟가락보다 젓가락으로 비비는 것이 좋다'는 정보를 한국 가정에서 밥을 먹지 않았다면 절대 알 수 없었을 것"이라며 웃었다.

글 황수영 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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