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관 마음 잘 읽고, 자신이 한 일 표시내지 않아"

문희갑 전 대구시장이 본 한 군수

"한 군수는 내가 데리고 있어봐서 잘 알지. 조용하고 합리적이며 상관의 생각을 잘 읽는 사람."

6일 오전 한동수 군수와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남평 문씨 본리세거지에 사는 문희갑 전 대구시장을 만났다. 이날 한 군수는 청송군에서 발간한 '국역 주왕산유람록' 제1, 2권과 '주왕산지' 1권 등을 문 전 시장에게 선물했다. 두 사람은 안채로 들어가 맞절을 한 뒤 담소를 나눴다.

문 전 시장은 12, 13대 국회의원과 34, 35대 대구광역시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지역 아이들에게 천자문을 가르치고 있다. 문 전 시장은 "한 군수는 남들 앞에서 큰 소리 내는 사람이 아니라 조용히 자신의 일을 하고, 표시도 내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문 전 시장은 한 군수가 처음 정치를 한다고 했을 때 '의외'라고 생각하면서도 '이 사람이면 잘하겠다'고 격려했다고 한다. "대구의 모 지역 구청장에 출마한다고 했고, 당시 한나라당 공천까지 받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판에 다른 사람이 공천을 받자 한 군수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몇 달간 여행을 갔죠. 잘 떠났다고 했습니다. 놓을 때는 확실하게 놓을 줄 아는 게 대인입니다."

문 전 시장은 다시 돌아온 한 군수가 자신에게 공천을 약속한 두 국회의원에게 오히려 미안하다는 말까지 했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사람 하나는 잘 봤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문 전 시장은 지역의 김재원 국회의원(군위의성청송)과 손발이 맞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 전 시장은 "지자체장은 국회의원과 생각이 같아야 주민들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며 "김 의원은 똑똑한 사람이고, 둘 다 일에 대한 열정이 강하기 때문에 호흡이 잘 맞을 것"이라고 했다.

"3선의 마지막 임기라고 해서 짧은 시간에 업적을 남기려고 생각하지 마세요. 10, 20년 앞을 보고 후회하지 않는 행정을 펼치기를 바랍니다." 부드러운 어투였지만 따끔한 조언이었다.

청송 전종훈 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