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톨릭 주교 시노드 보고서, 동성애 부분 빠져

결혼·피임에 대해선 전향적

동성애 포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됐던 가톨릭 세계주교대의원대회(주교 시노드) 보고서에서 결국 관련 언급이 삭제됐다. 시노드 최종일인 18일(현지시간) 공개된 최종보고서에는 결혼과 피임에 대한 가톨릭의 전향적 태도를 보여주는 내용이 담겼지만 동성애 관련 부분은 빠졌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앞서 이달 13일 발표된 중간보고서에는 "동성애자들도 기독교 공동체에 헌신할 자격과 은사가 있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최종보고서에서는 이 부분이 누락됐다. 해당 언급이 최종보고서에 채택되려면 주교회의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또 이혼했거나 재혼한 신자의 영성체 참여 여부와 관련된 문구도 보고서에 포함되지 못했다.

다만 최종보고서는 결혼하지 않은 채 살아가는 남녀 커플 등의 이성 시민 결합에도 긍정적 요소가 있으며 피임도 존중할 여지가 있다고 언급, 기존과는 다른 입장을 보여줬다. 이 보고서는 향후 세계 각국 교구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내년 10월 시노드에서 다시 논의된다.

앞서 동성애와 이혼을 포용하는 문구가 담긴 중간보고서가 발표되자 가톨릭 보수파는 격렬하게 반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시노드 투표 후 "활발한 토론 없이 모든 사람이 거짓 평화 속에 묵인하는 분위기였다면 개인적으로 무척 유감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또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삭제된 문구를 포함한 보고서의 모든 내용이 공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번 시노드의 중간보고서에는 동성애 등의 문제가 언급되지 않았지만 내년 10월 최종보고서 채택 때까지는 다시 또 논의가 이뤄지고 포함될 수도 있어 동성애 포용 문제는 당분간 가톨릭교회의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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