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대구와 경주에서 열리는 제7차 세계물포럼 국제운영위원회(ISC)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순탁(73) 영남대 석좌교수는 국내 수문학(水文學)의 대표 원로다. 경주 국제물포럼(20~22일)을 앞둔 17일 기자와 만난 이 위원장은 "세계물포럼 유치는 한국, 특히 대구와 경북의 물 산업 기반을 홍보하고, 세계 각국의 선진 물 기술을 벤치마킹할 수 있는 호기"라고 강조했다.
"지난 100년간 지구 인구는 2배 증가했지만 물 사용량은 6배나 늘었습니다. '물 분쟁' '물 안보'라는 단어가 등장할 정도로 이제 물은 그 어느 것보다 강한 무기가 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물 관리는 아직 걸음마 수준으로 갈 길이 멉니다."
이 위원장은 2005년 세계 최초로 수문학과 환경학을 접목한 국제수문환경학회(IHES)를 창립하고 초대 회장을 맡았다. 2010년에는 물 문제 해결을 위한 범정부 기구인 국제수문자원계획(IHP) 정부 간 위원회 의장에 선출되는 등 세계 물 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인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11년에는 세계물위원회(WWC) 이사 36명 중 1명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며 3년마다 열리는 세계물포럼의 대구경북 유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내에서 치열한 유치전을 펼쳤던 인천, 서울, 대전 등을 제치고 대구경북을 지지한 것도 그였다.
그는 대구경북의 세계 물포럼 유치 효과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국제사회 물 문제 해결에 우리의 경험을 살리는 것은 물론 대구경북의 위상을 높임으로써 물 분야의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구경북으로서는 제7차 세계물포럼을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지역의 물 관련 산업의 발전과 국제화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우리나라 물 중심 도시로 도약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내년 4월에 열리는 제7차 세계물포럼은 200여 개국, 3만여 명이 참가하는 물 분야 세계 최대 행사다. 총 4개 과정 중 '주제별 과정' '과학기술 과정'은 대구에서, '정치적 과정' '지역별 과정'은 경주에서 다뤄진다. 이 중 주제별 과정에서는 기후변화와 재해, 물과 인권, 녹색성장, 물과 식량 등 16개 주제를 논의하고, 제7차 세계물포럼에서 신설된 과학기술 과정에서는 물 문제 해결을 과학기술적인 측면에서 논의한다.
이 위원장은 제7차 세계물포럼에서 물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모으는 특별한 '선언'을 하자고 제안했다. 2009년 터키 이스탄불과 2012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제5차, 6차 세계물포럼에서도 도시명을 딴 선언이 발표됐다. 이 위원장은 "단지 세계물포럼 장소를 대구와 경주에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국제적 물 선언을 통해 세계 물 산업 역사에서 대구와 경북이 오래도록 기억돼야 한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경주 국제물포럼을 마친 후 24일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리는 세계물포럼 국제운영위원회 회의와 세계물위원회 이사회에 참석하는 등 숨 돌릴 틈 없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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