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아내는 억척스럽게 돈을 모아 성공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 남편인 저를 무시했고 비난하는 등 집은 더 이상 사람이 살 곳이 못 되었지요. 특히, 아내와 같이 잔다는 것은 소름이 돋을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싸우다 보니 그때마다 억울함과 분노의 표현으로 각방을 쓰기 시작해 왔지요. 그런데 얼마 전, 딸아이가 엄마가 드세긴 하지만 어려운 가사를 일으킨 공로가 있으니 용서하고 안아주라는 말을 했습니다. 엄마가 외로움 때문에 바깥 친구들을 많이 만난다는 얘기였지요. 아버지로서 부끄러웠습니다. 그러나 독하고 드센 아내 얼굴을 보면 부담스럽고 도저히 '여자'로 느껴지지 않아 잠자리를 함께할 수가 없습니다. 아내의 공로는 인정하지만 거센 아내 모습은 저를 위축되게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솔루션: 중년이 되면 가장 큰 복 중의 하나가 아마도 배우자와 손잡고 장을 보러 가거나 산책하는 소일거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귀하는 이런 일상의 행복보다는 집이 부담스럽게만 느껴지고 있군요. 게다가 아내와 각방을 쓴지도 오래돼 정서적으로도 단절되고 고립되어 왔으니 서로 얼마나 외로운 결혼생활이었을까요. 남들 보기엔 부부가 별문제 없이 한 지붕에 사는 것 같으나 실상은 둘 다 남처럼 살다시피 해 왔으니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진정한 편안함과 행복은 가지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한 배경에서 두 분의 갈등 원인을 찾아보면, 귀하가 생각하기엔, 열심히 돈을 모아가며 억척스럽게 산다는 이유로 아내가 남편을 함부로 무시하고 드세게 공격하는 모습에 정이 떨어졌기 때문이라 여기고 있고요. 반대로 아내는 자기가 가난한 가정을 일으키는데 최선을 다했건만, 이런 아내를 몰라주고 뒷짐만 지고 귀히 여기지 않는 남편의 소극적인 태도 때문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상황을 볼 때, 귀하는 아내가 열심히 살아온 공로를 모른 척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그 고마움을 제대로 느낄 겨를도 없이 아내가 남편을 무시하고 공격적인 태도와 언어적 비난을 퍼부으니 미처 아내의 고생하는 것을 헤아릴 틈이 없었던 것 같아 보입니다. 어찌 보면 남편의 경제적 능력과 사회적 능력을 넘어서는 유능한 아내가 겸손하지 않았기 때문에 귀하도 마음의 상처가 많았으리라 봅니다. 그런 아내의 모습은 남편을 심리적으로 위축하게 하고 집에서 설 자리를 잃게 해 아내를 '여자'로 볼 수 없게 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런 마음을 모르는 아내는 자기를 안아주기보다는 멀리 도망가 버리는 남편의 모습에 다시 마음의 상처와 배신감을 느껴 남편을 재공격하는 악순환이 계속된 결과로 보입니다. 아내에게 있어서 가장 슬픈 것은 남편이 존재하되, 심리적으로 부재(不在)하여 자기를 안아주지 않는 남편을 둔 것이랍니다. 아내는 귀하의 여자이고 싶기 때문입니다.
지금 귀하 부부 문제는 어떻게 보면 '닭이 먼저일까, 알이 먼저일까'하는 것과 같습니다. 남편이 아내로부터 도망가는 것은 아내가 드세고 공격적이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아내는 어째서 남편에게 드세고 공격적이어야 했을까요? 남편이 자기의 고생을 인정하지 않고 사랑해주지 않았기 때문이겠지요. 오늘, 이 순환의 고리에 구두점을 찍어보세요. 부부관계의 원인을 아내가 아닌 남편의 자리에서 시작하는 구두점을 말입니다.
(대구과학대 교수·대구복지상담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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