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 대통령 "내년 예산안 통과 도와달라"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내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 직후 국회에서 여야 지도부를 만나 예산안 확대편성의 배경을 설명하고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하는 한편, 세월호특별법과 정부조직법 등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 등 야당 지도부는 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과 예산'법안문제 논의를 반기면서도 현 정부 경제팀의 경기부양책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가진 회담을 통해 "경제가 어렵고, 어려운 형편에 있는 분들이 많다. 내년 예산안은 경제활성화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편성했다. 재정건전성에 대한 염려도 있는 것으로 알지만 재정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불씨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며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특별법, 정부조직법, 유병언법 등이 잘 처리돼서 혁신의 길로 나갈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국회에 계류 중인 각종 민생'개혁법안의 조속한 통과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또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하더라도 늦게 체결한 국가가 먼저 비준을 해버리면 수출기업이 굉장히 힘들다. 이제는 시간을 다투는 일이다"면서 호주'캐나다와의 FTA 비준을 서둘러줄 것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여야가 항상 입장 차이가 있고 다르지만, 여야 모두 국민을 위해서 있는 것이니 어떻게든 경제를 살리기 위해 머리를 맞대면 해결 못 할 일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여야의 초당적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이날 1시간가량 진행된 3자 회동에서 문희상 비대위원장과 우윤근 원내대표 등 야당 지도부가 상당 부분의 시간을 사용했고, 박 대통령은 즉답 없이 미소를 짓거나 경청하는 편이었다고 여야 관계자들이 전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이날 박 대통령에게 ▷전작권 전환 재연기 ▷카카오톡 등 사이버 감청 논란 ▷정부조직법 개정안 ▷개헌 ▷자원외교'4대강 사업 등에 대한 국정조사 ▷현 정부 경기부양책 문제 ▷공무원연금 개혁 등 7가지 사안에 대해 의견을 전달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개헌 필요성과 '초이노믹스'라고 불리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전달했다.

문 위원장은 또 "경제가 정말 어렵다"고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초이노믹스'라고 하는 최경환 부총리식 경기부양책은 우려된다. 경제 체질도 개선해야 하고 서민이 웃고 편안해지는 것이 경제활성화의 요체"라고 답했다. 경제활성화에 적극 협조할 의사가 있지만, 서민 부담을 늘리고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현 경제팀 정책에는 제동을 걸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 위원장은 "경제에도 골든타임이 있다고 했지만 개헌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대통령 집권 3년 차에 들어가면 여야 대선주자들이 등장하는 시기라 개헌 논의가 어려워진다"면서 개헌 논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여권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서도 야당 지도부는 "개혁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충분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했다. 문 위원장은 특히 "군사작전하듯이 밀어붙이면 반드시 망한다"며 '속도조절론'을 주문했다.

김병구 기자 kbg@msnet.co.kr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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