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월성원자력발전소에서 방출되는 기체와 액체 폐기물의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 농도가 다른 원전보다 최대 수백 배까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정수성 의원(새누리당'경주)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이 제출한 '원전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08년 이후 현재까지 누적된 월성원전 기체 폐기물의 삼중수소 농도는 1천345.9TBq(테라베크렐'1TBq=1조Bq)이다. 이는 한울원전 64.81TBq보다 21배 높았으며, 고리원전의 16배, 한빛원전의 1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액체폐기물의 삼중수소 농도는 689.78TBq로 고리원전의 229.11TBq보다 3배, 한울원전보다는 2.3배, 한빛원전보다는 1.6배 각각 높았다.
최근 가동한 신고리와 신월성원전을 제외한 4개 원전본부의 10개 발전소 기체 폐기물 삼중수소 농도 누적량을 세부적으로 분석한 결과 월성1발전소가 677.7TBq로 최고를 기록, 한빛 2발전소의 91배나 된다. 연간 평균 배출량도 월성1발전소가 96.81TBq로 가장 높았다. 최대 차이를 보인 2013년 월성2발전소의 연간 농도는 고리2발전소보다 무려 883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액체 폐기물의 삼중수소 농도 경우 누적량은 월성1발전소가 348TBq로 가장 높았으며, 이는 고리1발전소보다 15배 높은 수치이다. 연간 평균 배출량 또한 월성1발전소가 49.7TBq로 가장 높았으며 고리1발전소보다 15배 높다. 최대 차이를 보인 2009년 월성1발전소의 연간 농도는 고리1발전소의 42배에 달했다.
정수성 의원은 "월성원전은 제염계수(방사능 오염 제거 전후의 농도비)가 낮고 폐기물이 많이 발생하는 이온교환수지를 이용하는 반면 다른 원전은 제염계수가 높은, 열을 가해 폐액을 증발시켜 농축시키는 증발기를 사용하고 있다"며 "월성원전만 방사선 제거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증발기를 이용할 경우 시설비와 운전경비가 더 비싸다는 것이 정 의원의 설명이다. 정 의원은 또 "다른 원전에 비해 월성원전의 삼중수소 농도가 높은 이유에 대해 소상히 밝히고 역학조사 등을 통해 국민들의 건강에 해를 끼치지는 않았는지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월성원전 측은 "중수로형 원전은 구조적으로 경수로형보다 삼중수소가 많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기준치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상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실제로도 월성에 근무하는 직원 중 삼중수소로 인한 피해가 보고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삼중수소는 에너지가 약한 베타 방사선을 방출하기 때문에 방사선의 영향이 다른 방사성 핵종에 비해 적지만 체내에 흡수되면 심각한 방사선 장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주 이채수 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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