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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로리 전복 현장 4km 떨어진 하류서 물고기 떼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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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주민·환경단체 불안감 "발표보다 황산 유출 클 것"

5일 황산을 싣고가던 탱크로리가 전복되면서 낙동강 상류에 다량의 황산이 유출됐지만 당국은 정확한 유출량조차 파악하지 않아 하류지역 생태계와 상수원 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35분쯤 봉화군 석포면 석포역 뒤편 도로에서 조모(53) 씨가 몰던 27t 탱크로리 차량이 도로 옆 5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탱크로리에 실려 있던 황산 1만ℓ 중 2천여ℓ가 유출됐으며, 이 중 1천800ℓ는 땅에 고이고 200ℓ 정도가 낙동강으로 흘러들어 간 것으로 당국은 추정 발표했다.

하지만 사고 현장을 찾았던 환경연합 등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주장은 다르다. 이들은 사고지점 하류에서 떼죽음 당한 물고기들이 발견되고, 제련소 직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밤늦게까지 물고기 폐사체를 건져내는 작업을 한 것으로 보아 실제 피해 규모가 훨씬 크다는 것이다.

사고 지역 인근인 봉화군 석포면 일대 주민들에 따르면, 사고가 난 석포제련소 인근 낙동강에서 하류를 따라 수 ㎞에 걸쳐서 폐사한 물고기가 발견됐다.

한 주민은 "사고가 나고 2시간가량 지난 오후 6시쯤 사고 현장에서 3, 4㎞ 떨어진 낙동강 하류에서 물고기 수십 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사고 직후보다는 많이 줄었지만 강바닥이나 강가에서 물고기 사체가 계속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을 찾았던 안동 환경운동연합 김수동 사무국장은 "추락 지점에 웅덩이를 파서 계류시설을 설치했으나 이미 상당량이 강으로 흘러내려 갔다. 게다가 밤 10시까지 제련소 직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물고기 폐사체를 걷어 올리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사고대책반이 발표한 유출량과 관련, "사고 차량의 탱크로리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졌다. 특히 차량에 남은 잔량도 확인하지 않은 채 유출량을 단정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사고의 심각성을 축소시키려는 의도가 짙다"고 했다.

이와 관련 안동지역 주민들은 "독극물을 싣고 가던 탱크로리 전복사고는 수시로 발생했다. 특히 납'카드뮴'아연 등 중금속을 생산하는 제련소가 낙동강 상류에 있으면서 수시로 독극물 유출의혹이 불거졌다. 정치권과 환경 당국이 끊임없이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가운데 다시 사고가 발생했다"고 했다.

봉화 마경대 기자 kdma@msnet.co.kr

안동 엄재진 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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