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정통 작가가 되고 싶었던 모리스 르블랑

프랑스 파리의 한 카페에서 열심히 글을 써대던 문학 청년은 위대한 작가 귀스타브 플로베르와 기 드 모파상의 열렬한 팬이었다. 고향인 루엔에서 가업인 양모 가공업을 맡으라는 아버지의 말을 귓전으로 흘려듣고 무작정 파리로 왔다. 플로베르의 흉상 제막식에 참석한 모파상을 따라다녔으나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했다. 젊은 시절 몇 편의 소설을 발표했으나 별다른 시선을 끌지 못했다.

정통 심리소설을 쓰고 싶었던 이 사람, 모리스 르블랑은 41세 때 '아르센 루팡 체포되다'를 발표했다. 그를 눈여겨본 한 잡지 편집자가 영국에서 불던 명탐정 '셜록 홈스'의 열풍에 착안해 이 작품을 쓰게 했으나 정작 그 자신은 그때까지 셜록 홈스에 관한 작품을 읽어보지 않았다. '괴도 루팡'을 탄생시킨 그는 이때부터 죽을 때까지 50여 편의 루팡 시리즈 작품들을 썼다. 1864년 오늘 태어나 1941년에 숨졌다.

르블랑은 자신이 창조한 루팡에 가위눌리며 살았다. 작품에 대한 압박감 탓에 루팡에 관한 악몽을 자주 꾸거나 방명록에 자신의 이름 대신 '루팡'을 서명하기도 했다. 기회만 있으면 루팡 시리즈를 중단하려고 했다. 당시에도 대중 상업소설로 여겨지던 탐정 추리물을 쓰기보다 순수 문학을 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오늘날, 프랑스 문학계는 르블랑을 모파상과 같은 반열의 작가로 존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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