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찰스 맨슨

찰스 맨슨(1934~)은 가수가 되고 싶어 했다. 맨슨은 나이 어린 어머니가 무장강도 사건으로 감옥에 가자 이모집에서 끊임없는 학대를 받았다. 9살 때부터 소년원을 들락거리며 30세가 될 때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감옥에서 보냈다. 그는 감옥에서 기타를 배워 프로급 실력을 갖췄으며 비틀스를 광적으로 좋아했다. 히피 가수가 되려고 샌프란시스코에 온 것은 33세 때인 1967년이었다.

그는 버펄로 스프링필드(Buffalo Springfield)의 주축 멤버 닐 영과 형인 브라이언과 비치 보이스(Beach Boys)를 만들어 세계적인 스타가 된 데니스 윌슨 등과 교유했다. 맨슨은 데니스 윌슨 집에서 녹음했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당시 맨슨은 악마를 숭배하는 집단에 빠져 스스로 예언자 이미지를 만들고, 이를 추종하는 젊은 히피를 모아 맨슨 패밀리를 구성해 집단생활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들은 맨슨의 말 한마디에 살인도 마다치 않는 광신도가 됐다. 이들은 맨슨의 지시로 1969년 8월 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의 집에 침입해 당시 만삭이던 폴란스키의 아내 샤론 테이트를 비롯한 5명을 잔인하게 살해했다.

마침 폴란스키는 런던에 머물러 참화를 피했지만, 그가 있었더라면 '차이나타운'이나 '피아니스트' 같은 명작은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맨슨은 이 사건을 비롯한 여러 살인 사건에 연루돼 35명을 살해한 죄로 1971년 1월 사형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1972년 6월 캘리포니아 주에서 사형이 폐지돼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맨슨은 스스로 비틀스나 밥 딜런처럼 스타가 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솔로나 맨슨 패밀리와 함께 많은 곡을 녹음했다. 그러나 공식적 음반으로 발매한 것은 없으며, 대개 악명을 떨친 뒤, 그전에 녹음한 것이나 감옥에서 녹음한 것들이 음반으로 발매됐다. 맨슨의 노래는 대개 통기타 반주로 부른 것으로 컬트적인 면모도 엿보이지만, 3분 내외의 아마추어적인 치졸한 곡이 대부분이다.

이런 맨슨이 요즘 다시 화제다. 외신에 따르면 올해 80세로 44년째 복역 중인 맨슨이 54세나 어린 26세의 애프턴 일레인 버튼과 결혼할 예정이다. 19세 때 팬 사이트를 운영하는 등 맨슨의 팬이 된 버튼은 "그와 모든 것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한다. 요지경이라는 표현만으로는 모자라는 세상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