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76년째 애인처럼 살아간 노부부의 사랑을 담은 다큐멘터리. 강원도 횡성의 자그마한 산골마을에 89세 소녀감성 할머니와 98세 로맨티스트 할아버지가 살고 있다. 그들은 어딜 가든 고운 빛깔의 커플 한복을 입고 두 손을 꼭 잡고 걷는다. 봄에는 꽃을 꺾어 서로 머리에 꽂아주고, 여름엔 개울가에서 물장구를 치고, 가을엔 낙엽을 던지며 장난을 치고, 겨울에는 눈싸움을 하는 매일이 신혼 같은 백발의 노부부 일상은 행복하기만 하다. 장성한 자녀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서로 의지하며 살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귀여워하던 꼬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 꼬마를 묻고 함께 집으로 돌아온 이후부터 할아버지의 기력은 점점 약해져 간다. 점점 더 잦아지는 할아버지의 기침 소리를 듣던 할머니는 머지않아 다가올 또 다른 이별을 준비한다. 노부부의 곰살궂은 애정 행위는 죽음을 예감하고 있기에 더욱 서글퍼진다. 평생을 함께하는 좋은 연인이자 친구를 가졌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다. 마음이 시리고도 풍성해지는 영화다.
◇'빅매치'
'사생결단'(2006), '고고70'(2008) 등을 연출한 최호 감독의 신작 액션 코미디. 이정재와 신하균, 투 탑의 연기대결은 영화에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불굴의 파이터 최익호(이정재)는 세계 격투계의 유망주가 된다. 어느 날, 코치이자 친형인 영호(이성민)가 천재 악당 에이스(신하균)에게 납치되고 익호는 졸지에 살인누명으로 경찰 유치장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유치장에서 익호는 에이스로부터 형이 살아있다는 연락을 받게 되고, 에이스는 형을 살리고 싶다면 지금부터 자신이 제안하는 게임을 진행하라고 강요한다. 그는 게임의 마스터이자 개발자이며, 스마트폰 하나로 도심의 모든 자동 장치를 통제하는 최강 악당이다. 도심 전체를 무대로 남자들의 무한질주를 그린 역동감 넘치는 오락 액션영화로 보아, 라미란, 김의성, 배성우, 손호준 등 화려한 연기진이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게임 속으로 들어간 이종격투기 선수의 타격감과 속도감을 살리기 위한 현란한 카메라 워킹은 영화에 화려함을 더한다.
◇'덤 앤 더머 투'
구제할 길 없는 바보를 지칭하는 말 '덤 앤 더머'라는 용어를 낳은 전설적인 코미디 1994년 작 '덤 앤 더머'의 속편이다. 화장실 유머의 시초가 된 '덤 앤 더머'에 나오는 짐 캐리와 제프 다니엘스 바보 콤비는 선풍적인 인기였다. 전편의 화려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속편이 나오기까지는 무려 20년이나 걸렸다. 스타 두 명이 같은 역할을 맡기 위해 돌아오고, 감독인 패럴리 형제를 비롯한 제작진들이 그대로 합류했다. 오로지 개그 하나만을 위해 로이드(짐 캐리)는 20년 동안 환자인 척했다. 그는 해리(제프 다니엘스)를 완벽히 속이고 임무를 완수한 후 가뿐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게 되고, 뜻밖에 한 장의 엽서를 받는다. 그 엽서의 내용은 해리의 옛 연인, 프리다 펠처(캐서린 터너)로부터 아이가 생겼다는 것. 그들은 아이가 생긴다는 말에 무척 좋아하지만, 알고 보니 그 엽서는 20년 전에 보내진 것이었다. 로이드와 해리, 이 전설적 바보 콤비는 20년간 모르고 지냈던 딸의 행방을 찾아 웃다가 쓰러질 여정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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