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의 눈] 예산 한 푼 없이 '대구아리랑' 보급 앞장…가슴 뭉클

동구자원봉사센터 직원들이 주최 제1회 최계란 선생 대구아리랑제

'제1회 최계란 선생의 대구아리랑제'에서 최희순 동구자원봉사센터 소장의 개회사에 이어 강대식 동구청장과 허진구 동구의회 의장의 축사가 끝나자 색동옷을 입은 어린아이들이 무대에 등장했다. 이어 중고등학생들과 할머니들이 무대를 오르자 무대는 꽉 채워졌다.

정은하 영남민요'아리랑보존회 회장의 장구 장단에 맞춘 합창단의 노랫소리가 불로천을 뒤덮었다. "아롱아롱 아롱아롱 아라리야 아리랑고개로 넘어가네. 낙동강 기나긴 줄 모르는 님아, 정나미 거둘려고 가실려요…."

순간 동구자원봉사센터 직원들의 가슴은 뭉클해졌다. 예산 한 푼 없는 상태에서 '대구아리랑' 노랫가락을 보급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을 설득하고 많은 난관과 고비를 거쳤기 때문이다. 이동운 동구자원봉사단체협의회장의 감회도 남달랐다. 자원봉사자의 힘으로 대구아리랑을 보급하고자 노력하였던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2012년이다. 정부는 올해 10월 1일을 아리랑의 날로 지정했고 대통령 산하 문화융성위원회에서는 아리랑을 '국민통합의 구심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전국에서 아리랑축제를 열었다. 하지만 대구는 대구근대역사관에 1936년 대구아리랑을 노래한 최계란 선생의 레코드 SP판이 있음에도 조용한 10월을 보냈다.

이에 최계란 선생의 고향이며 1980년대까지 대구아리랑이 널리 불려진 것으로 알려진 동구 불로동 인근의 팔공측백지킴이 문화재봉사단(회장 이성란)과 동구자원봉사센터 직원들, 동구자원봉사단체협의회 회원들이 대구아리랑을 보급하기 위해 힘을 합쳤다. 이들은 대구아리랑을 보급하기 위해 노력해온 정은하 영남민요·아리랑보존회장의 도움을 받아 노래를 배우고 주민들에게 가르치며 이날 행사를 준비했다.

암울했던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설움을 달래주었던 대구아리랑이 8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불로천에서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다시 울려 퍼졌다. 노래가 울리는 무대에서 '사람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자원봉사 활동'이라는 슬로건이 유난히 선명하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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