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은 지금 시험에 들어 있다. 한번 공무원 시험에 붙으면 어떤 일을 저질러도 웬만한 비리가 아니고는 다 정년까지 자리를 보장받는데다가, 수당을 포함한 월급과 퇴직 후 연금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볼 때 대기업을 능가하는 대우를 받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 사태를 전후해서 전'현직 공무원들 사이에 제 역할에 충실한 것보다 이권을 둘러싸고 검은 거래를 하는 식의 상상하지 못할 적폐가 쌓여 있음이 드러났다. 공정한 업무 추진이나 정상적인 승진보다는 학연'지연 등에 얽매이는 사례가 적지 않음도 노출됐다. 고교나 대학 혹은 고향 선'후배 간의 과잉 의리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업무 처리보다 뒷거래나 봐주기로 연결되기 일쑤였고, 퇴직 후 관료들은 업무 유관기관으로 재취업해서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도 관리감독 등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부정적 관피아로 나아갔다.
그런 공무원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큰 부담을 안고 있는 우리 사회가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공무원연금 개혁과 인사 혁신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적자 재정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적 요구에서 터져 나왔다. 실제로 오래전 적자로 돌아선 공무원연금에 대한 부담은 날로 불어나고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접근하고 있다. 공무원들의 퇴직 연금을 현 상태로 주기 위해서는 배고픈 서민들이 허리띠를 더 바짝 졸라매고 세금을 더 내야 할 순간이 조만간 닥치게 된다. 아니면 공무원들의 풍족한 노후를 책임지기 위해 지금도 부족한 무상보육이나 무상급식을 더 줄여야 할지도 모른다.
딱 봐도 공무원연금 개혁과 인사혁신 외에는 방법이 없건만 공무원 사회의 반발이 적지 않다. 안전행정부의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 포럼이 전국 각 도시에서 물리적으로 차단당했고, 김용하 전 연금학회장과 그 아들 수호(아이돌 그룹 엑소의 리더)는 친일파로 매도당하기도 했다. 더 이상 공무원 조직을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비등하는 마당에 삼성맨 출신의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이 27일 언론과 첫 공개만남을 가졌다.
삼성에서 수십 년간 인사업무만 담당한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공무원을 둘러싼 양대 이슈 가운데 하나인 공무원연금 개혁은 안 할 수 없는 상황임과 천명했고, 나머지 하나인 국민 인재의 적극 발탁과 우수한 공무원들의 민간 부분으로의 합리적인 진출 방안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의 공직 혁신, 완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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