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에 대한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결국 살아있는 권력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이 검찰 출두를 목전에 두고 있는 것 같다. 박지만 회장은 "누나가 대통령이 된다면 나와 내 가족의 사적인 삶은 없어지는 것"이라고 측근에게 밝히면서 걱정도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윤회 씨 국정개입' 문건 배경에는 박지만 회장과 정윤회 씨 갈등 구도가 자리 잡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박지만 회장의 조사는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지금까지 박지만 회장과 정윤회 씨 관계를 보면 상대방을 의심하면서도 확실히 상대방을 제압할 물적 증거를 갖고 있어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두 사람의 대질심문이 역효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왜냐하면 이번 진실게임은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라 둘 중 한 명만 살아남는 게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박지만 회장과 정윤회 씨 둘 중 한 명은 치명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 하더라도 누가 문건을 왜 작성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문건이 유출 되었는지 밝히기 위해서는 박지만 회장의 검찰 출두는 당연하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만약 문건에 등장한 십상시 모임이 없었고, 문건 내용도 사실이 아닌 내용을 가지고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작성 유포했다면, 검찰은 배후는 누구인지 꼭 밝혀내야 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정윤회 효과는 세월호 효과보다 박근혜 정권에 더 위력적이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때에도 견고하게 유지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마지노선 40% 가 이번 문건 파동으로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이달 5일과 8일 이틀 동안 실시한 조사(전국 성인남녀 1천 명)에서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은 39.7%로 취임 이후 최저수준으로(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로 조사됐다. 물론 한국갤럽이 이달 9일부터 3일간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대비 1%포인트 하락한 41%로 조사되었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그럼 세월호 참사 때에도 견고하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자칭 '찌라시'에 무너질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두 사건에 대하여 여론이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의 적폐와 그리고 무기력한 정부의 민낯을 보여줬다면 '정윤회 씨 국정개입' 문건 사건은 바로 박 대통령의 통치스타일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비록 측근들이 비리에 연루되어 있지 않더라도 국민들은 그동안 청와대가 보여준 폐쇄적인 운영방식과 박 대통령의 소통 부족에 한계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고 생각된다.
전 장관과 현 차관, 그리고 전'현직 비서관끼리 '이전투구' 하는 모양새 하며, 임기 말도 아닌데 청와대 문서가 대량 유출이 되지 않나, 그리고 문서가 유출되었다는 것을 알고도 방치했던 청와대의 의중이 무엇인지도 정확하게 가늠하기 힘들고, 그리고 위기관리 대응상황에서 청와대는 정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청와대도 대통령만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더욱 더 이해하기 힘든 것은 청와대 내 파워게임이 아니라 공직기강 해이라고 생각한다. 전직공무원에게서 보스에 대한 최소한의 충성심까지는 아니라도 공공성이나 책임감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집권 2년차에 공직기강 해이라니, 그것도 질서의 가치를 중히 여기는 보수정권하에서 어떻게 보면 문건 파동보다 더 심각한 상태인 것 같다.
지금 여러 언론에서 박 대통령의 통치스타일 변화를 요구한다. 예를 들자면, 박 대통령의 '불통' 화를 키운다면서 1인 국정 운영 스타일에서 벗어나고, 서면 보고 보다는 대면보고, 소통증가 등. 그러나 그것보다 먼저 청와대 위기관리도 가능한 홍보 기능을 강화하라고 제언해 주고 싶다. 지금은 청와대의 실추된 이미지 회복이 급선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김미현/알앤서치 소장'동서리서치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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