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수원 비웃듯…유출 문건 또 공개

고리 1·2호기 도면 등 4개 파일…"가동 중단 않으면 2차 파괴" 협박

한국수력원자력의 사이버보안에 구멍이 뚫렸다. 정부와 한수원은 '안전하다'는 입장이지만, 해커는 SNS에 한수원을 조롱하는 글을 게재하며 유출된 문건들을 잇따라 공개하고 있다.

이달 21일 오전 1시 30분쯤 트위터에 '아직 공개 안 한 자료 10여 만 장도 전부 세상에 공개해줄게. 제대로 한번 당해봐라'는 글과 함께 4개의 압축파일이 공개됐다.

이 압축파일에는 고리 1'2호기 공기조화계통 도면, 월성 3'4호기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 미국에서 만든 노심설계용 공개프로그램 MCNP Ver. 5 사용설명서 및 SW 목차, 일본에서 개발한 핵종량 계산프로그램 BURN4 등의 내용 일부가 담겨 있었다.

이 트위터 사용자는 자신을 하와이에 사는 '원전반대그룹 회장'이라고 소개하고, 크리스마스 전까지 고리 1'3호기와 월성 2호기 가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또 가동 중단이 이뤄지지 않으면 자료 전체를 공개하고 2차 파괴에 나서겠다고 협박했다.

한수원 내부 보안자료가 외부에 공개된 것은 이달 15일이다. 'Jenia John'이란 이름을 쓰는 인터넷 사용자는 국내 인터넷 블로그는 물론,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관련 자료를 유포했다. 해당 블로그는 현재 폐쇄된 상태다.

현재 한수원 내부 통신망에는 해킹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달 9일 발신자를 알 수 없는 이메일이 한수원 직원들에게 전달됐고, 이를 열어본 직원의 컴퓨터를 통해 내부문건들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와 한수원 등은 해당 인터넷 유포자의 IP를 추적하고 인터넷 테러 방지 모의훈련을 가졌지만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수원은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개된 자료들이 기밀문서가 아닌, 기존에 공개된 일반 기술자료 수준이며 운영 프로그램 역시 현재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월성원자력본부 등 4개 원전본부는 22, 23일 '사이버공격 대비 모의훈련'을 실시한다. 경주 이채수 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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